[영상] 그리스 총리에 6분30초간 호통친 벨기에 정치인 ‘인기몰이’

입력 2015-07-10 13:07

유럽의회에서 그리스 총리에게 거침없이 쓴소리를 한 벨기에 정치인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 8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유럽의회에서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연설을 마치자 맨 앞줄에 기 베르호프스타트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총리를 향해 작심한 듯 발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당신이 입으로는 개혁을 말하지만 한 번도 구체적인 개혁안을 내놓지 않았다는 데 화가 난다. 우리가 사실상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향해 걸어 들어가고 있다는 데 분노한다.”

벨기에 총리를 지냈고 유럽의회 내 자유당 그룹을 이끄는 베르호프스타트 의원은 “총리는 그리스가 엄청난 노력을 했다고 하는데 문제는 그리스 정치인들이 아무 노력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그렉시트의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은 당신이나 우리가 아니라 보통 사람들”이라며 “그렉시트를 피하기 위한 유일한 해법은 총리가 48시간 내에 로드맵이 담긴 믿을 만한 개혁안을 가져오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의원은 마지막으로 공공부문 축소와 선주·군인·정교회·정치인 등에 대한 특권 철폐 등을 주문하며 “총선과 국민투표를 통해 두 번의 신임을 얻은 치프라스 총리야말로 개혁의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동시통역기를 낀 치프라스 총리는 미소로 화답하거나 메모를 하며 경청했고, 강도 높은 비판이 나올 때는 필기구를 입술에 갖다대는 등 표정을 굳히기도 했다.

6분30초에 걸친 베르호프스타트 의원의 발언 동안 동료 의원들은 여러 차례 큰 박수를 보냈다.

의회가 끝나고 베르호프슈타트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발언 동영상은 조회수가 500만을 넘었고, 8만명 이상으로부터 ‘좋아요’를 받았다.

그는 페이스북에 “치프라스 총리로부터 구체적인 제안을 받지 못해 화가 났다”며 “치프라스 총리가 자신의 책임을 다할 때만 그렉시트를 피할 수 있다”고 썼다.

이에 “당신이 그리스 총리가 돼야한다” “이렇게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는 정치인을 원한다” “속 시원하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동시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도 같은 주문을 하는 것을 잊지 말라”는 글도 있었다.

벨기에의 브뤼셀타임스는 “베르호프슈타트 의원이 그날의 영웅이 됐다”고 평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