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심력 커지는 새정치연합... 비노“당의 헌법까지 바꿀 권한 안 줬다”

입력 2015-07-10 12:27

새정치민주연합은 10일 '김상곤 혁신위'가 내놓은 혁신안을 두고 계파 대립이 더 격해지는 등 후폭풍에 몸살을 앓는 모습이다.

비주류의 반발이 계속되는 가운데 강원도 현장최고위까지 최고위원들의 불참으로 무산되는 등 동요가 이어지고, 신당파들의 움직임이 계속되며 원심력이 가속화하는 등 '내우외환'에 처했다.

당내에서는 이번 쇄신안이 당 대표의 권한을 강화한 것이라는 비주류의 반발이 이어지며 계파간 신경전이 거듭됐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의 조찬 간담회에 참석한 주승용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사무총장 폐지 등은 전 당원 투표라도 거쳐야 한다. 열흘 만에 중앙위에서 의결해 달라는 건 무리"라며 "당의 헌법을 까지 바꿀 권한까지 위원회에 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YTN 라디오에서도 "당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인데, 공론화 절차는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최고위 폐지 시기를 내년 전당대회로 설정한 것도 "대표를 내년 총선 때까지 인정해 주는 셈"이라며 "사람을 바꿔야지 직제를 바꾼다고 되겠는가"라고 강조했다.

반면 주류 진영에서는 이번 혁신안이 문 대표로서도 '헌신'을 요구하는 방안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며 비주류의 반발은 설득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최재성 사무총장은 MBC 라디오에서 "(직제 개편을 통해) 협치구조를 완성해 더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주류 측에서의 반발에는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사무총장만 없앤다고 했으면 찬성을 했을텐데, 평가위 등 얘기까지 나오니까 반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이날 금강산 관광 중단 8년을 맞아 강원도 현장최고위원회를 열려고 했으나, 최고위원들의 불참으로 무산돼 현지 간담회만 진행하는 것으로 변경하는 등 혼선을 빚었다.

밖에서는 무소속 천정배 후보가 보폭을 넓히는 가운데 새정치연합 내에서도 신당·분당론이 끊이지 않는 등 어수선한 모습이 이어졌다.

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정치개혁과 국기비전 모색' 토론회를 열었다.

특히 그는 토론회 중 옆 회의실에서 열린 새정치연합 신기남 의원의 개헌 토론회에도 들러 눈길을 끌었다.

그는 "신 의원의 오랜 동지여서 왔다"면서 "저에겐 맨날 신당 얘기만 물어보지만, 헌법을 명확하게 잘 규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천신정(천정배 신기남 정동영)'이라는 별칭으로 함께 정풍 운동을 이끌어온 두 사람은 최근 회동을 갖기도 했으며, 신 의원은 세 사람의 좌담회도 추진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내에서는 전날 100여 명의 당원 등이 탈당하면서 천 의원의 신당 추진이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천 의원은 "사전 접촉은 없었다. 앞으로 만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만 말했다.

일각에서는 천 의원이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를 비롯 여권내 중도파들과 접촉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다만 천 의원은 "야권재편 움직임이 활발한 것에 반해 여권에서는 재편 조짐이 없다. 개혁적 보수와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은 원칙적인 입장일 뿐"이라고 부인했다.

당내에서도 신당 가능성을 둘러싼 설왕설래가 계속됐다.

비주류인 주 의원은 "당원들의 탈당을 하나의 전조로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문 대표가 2~3개월간 당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신당도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최 사무총장은 CBS라디오에서 "분당이라면 적어도 현역 의원들의 구조적 이탈이 따라야 한다. 이번 탈당을 신호탄으로 해석하기는 무리"라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는 혁신위 활동이 종료되고 기초단체장 재보궐 선거가 열리는 9~10월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천 의원은 통화에서 "혁신위가 문 대표를 넘어설 것인가, 문 대표 체제에 갇힐 것인가가 관심사였는데, 후자였음이 드러났다"고 말해 혁신위 활동 종료 후 신당작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