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의 ‘투명공’ 파문… 모두가 피해자

입력 2015-07-10 11:02
유튜브 영상 캡처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김광현의 일명 ‘투명공’ 파문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파문의 실질적인 피해자는 누구일까.

지난 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SK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4회말 삼성 박석민의 높게 뜬 내야 타구를 향해 SK 선발 김광현과 1루수 브라운, 3루수 김연훈이 포수 홈플레이트 근처로 달려들었다. 그러나 콜 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공은 바닥에 떨어졌고 내야 안타가 됐다. 그 사이 2루에 있던 최형우가 3루를 밟고 홈으로 쇄도했고 김광현이 최형우를 글러브로 태그했다. 0-0으로 팽팽히 맞서 있던 상황에서 최형우가 홈으로 들어왔다면 삼성의 선취 득점이었다. 그러나 원현식 구심은 아웃판정을 내렸고 공수 교대가 됐다.

문제는 TV 중계화면을 통해 김광현의 글러브에 '공'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난 뒤였다. 공은 브라운의 글러브에 들어 있었다.

만약 김광현이 이 같은 사실을 심판에게 빨리 알려 판정이 번복됐다면 경기는 어떻게 됐을까. 삼성의 에이스 알프레도 피가로는 7피안타 탈삼진 5개로 호투한 뒤 7회 1-1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결과론이기는 하지만 최형우의 점수가 인정됐다면 피가로는 선발 승리 요건을 모두 충족시킨 상황이었다. 두산 베어스 유희관과 함께 11승을 올리며 다승 부문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는 피가로가 이날 승리를 챙겼다면 단독으로 다승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내야 안타를 때린 박석민의 1타점과 최형우의 1득점도 동시에 사라졌다. 대신 김광현의 평균자책점은 내려갔다.

양 팀 선수들도 피해를 봤다. 11회까지 1-1 접전을 펼치면서 양 팀 선수들의 피로감만 쌓였다.

누구보다 가장 큰 피해자는 야구팬들이었다. 그라운드에서 펼쳐지는 선수들의 투혼에 열광하는 야구팬들은 이번 파문에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