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2년 창단된 미국 프로미식축구리그(NFL)의 워싱턴 레드스킨스 구단이 구단 명칭과 상표를 바꿔야 할 처지에 놓였다.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버지니아 연방지방법원의 제럴드 브루스 리 판사는 이날 레드스킨스 구단의 6가지 상표 등록을 취소한다는 연방 특허상표청의 지난해 6월 결정을 재확인했다.
아만다 블랙호스(33·여) 등 인디언 인권운동가들은 ‘피부가 빨갛다’는 뜻의 ‘레드스킨스(redskins)’가 인디언의 호전성을 강조하거나 인디언을 경멸하는 차별적 단어라며 상표권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이를 사용한 상품이 상대를 경멸하는 상표의 등록을 막는 상표권법의 보호를 받을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특허상표청 산하 상표심사항소위원회는 지난해 찬성 2명, 반대 1명의 결정으로 레드스킨스가 인디언을 비하하는 ‘상당한 용어’라고 규정해 1967∼1990년 연방상표법에 등록된 구단의 6가지 상표 등록을 취소했다. 구단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이날 연방지법에서 또 퇴짜를 맞은 것이다.
리 판사는 ‘대다수 인디언이 레드스킨스라는 단어에서 모욕을 느끼지 않는다’는 구단의 주장에 대해 직접 1898년에 제작된 웹스터 대학 영어사전을 펴고 이 단어가 종종 경멸적 의미로 사용됐다고 반박했다.
구단은 “80년 이상 지켜온 팀 이름을 바꿀 생각이 전혀 없다”며 즉각 제4 연방항소법원에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은 이번 판결로 인디언 인권운동가들이 레드스킨스 구단과의 송사에서 결정적인 승리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인디언 차별 명칭과 상표 써온 미식축구팀 워싱턴 레드스킨스 결국 패소
입력 2015-07-09 2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