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인터뷰] 박지원 “문재인,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 아니다”

입력 2015-07-09 16:44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문재인 대표가 카리스마가 있는 지도자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지난 6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국민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대표 경선 당시 문재인 대표가 당선되면 분당의 소리가 쩍쩍 들릴 것이라고 했는데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며 “신당은 이제 상수가 됐다”고 규정했다. 박 의원은 “야권 개혁세력들은 분열을 잘하는 선수”라면서도 “분열하면 실패한다”라고도 했다.

박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소통이 부족하고 너무 독선적”이라며 “박 대통령의 차기 공격대상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남에서 신당에 대한 민심은.

“호남 민심은 ‘새정치연합 이대로 안된다’ ‘문재인 안된다’는 것이다. 호남의 오피니언 리더들은 ‘새정치연합이 이대로는 안된다. 그러나 분당해서 신당을 차리는 것은 더욱 있을 수 없다. 통합 단결해 정권교체를 이뤄 달라. 이것이 진정한 호남정치의 복원’이라고 말한다. 민심과 오피니언 리더들과의 생각이 충돌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번 4·29 광주 재보선에서 처음으로 30% 미만의 지지를 받았다, 민심과 오피니언 리더들의 충돌이 어디로 튈지는 아무도 모른다.”

-새정치연합 내부 4개 조직에서 신당 움직임이 있다고 했는데.

“그것을 우리가 부인하려고 해서는 안된다. 우선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가시권에 있지 않나. 천 의원은 이미 탈당했지만 우리 당내 동조세력이 있다. 또 다른 그룹에서 하고 있는데, 광주전남에서도 일부 조직이 회합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최근 경기도의 몇 분들이 참여를 권유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 강원도에서도 움직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천 의원 쪽이 파괴력 있다고 보는가.

“문제는 서로 다른 4개 그룹이 지금은 출발을 달리하지만, 어느 지점에서 합해질 때 파괴력은 있을 수 있다. 정치경험상 보면 새누리당 보수 세력은 지금은 싸우고 있지만 선거때만 되면 딱 뭉친다. 그런데 우리 야권은 분열하고 있다. 분열하면 우리는 손해고, 패배하는 것이다. 보통은 공천이 끝나고 나서 분열했다. 그러나 지금은 1년 전부터 분열을 준비하고 있고, 거의 상수가 돼 가고 있다.”

-박 의원은 어느 쪽인가.

“나는 분열해서 패배하자는 것이 아니라, 통합 단결해서 승리해야 한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문 대표가 잘해야 하고, 김상곤 혁신위원장이 성공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어떠한 방향으로 가려는지 그것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문 대표의 당 운영 방식에 대해 지적이 많은데, 실제는 어떤가.

“문 대표 입장에서 볼 때는 과거 3김 시대, 박근혜 시대를 보면서 당 대표가 대통령 후보로 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국민도 바뀌었다. ‘당 대표 플러스 대통령 후보’를 생각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나는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때 당권·대권 분리론을 주장했고, 문 대표가 대표가 되면 당내 협조를 받지 못할 것이다라고 했다. 그게 지금의 모습이다.”

-실제 당내에서 친노세력이 패권주의 행동을 보이고 있나.

“문 대표는 친노는 없다고 말하고 친노 세력 스스로도 패권주의는 없다라고 하지만, 자기들의 주장을 상대방이 수긍하지 못하면 (패권주의는) 있는 것이다. 실제로 그런 인사와 그런 일이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을 부인하고 있다. 문 대표는 전대 때 “자기가 대표가 되면 친노의 ‘ㄴ’ 자도 안나오게 하겠다. 친노가 불이익 받게 하겠다”라고 했다. 그 초심으로 가면 당이 화합되고, 문 대표가 대통령 후보가 되고 총화단결해서 대통령도 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게 안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혁신위원회가 굴러가고 있는데 박 의원이 생각하는 개혁은 무엇인가.

“내가 우리 당의 혁신안은 한 트럭 있다고 했다. 그런데 문제는 실천을 안 하는 것이다. 혁신위가 호랑이를 그려서 당에 보내면 고양이로 둔갑한다. 그러면 언론과 국민으로부터 우리 당은 개혁과 혁신이 후퇴됐다는 비난을 받게 되는데 고양이를 그려서 실천은 쥐꼬리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혁신위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말씀하신 대로 선비적 문제의식을 갖고 바라보면서 상인적 현실감각으로, 우리 정치현실에 맞는 그런 혁신안을 실천가능한 것을 내서 실천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본다.”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점은.

“혼자 결정하고 있다. 대통령이 ‘지금 나냐 유승민이냐’ 이렇게 던져 놓으면 뭐가 되겠는가. 어떤 언론도 어떤 국민도 대통령이 이번 일에 잘했다라고 박수를 보내지 않는다. 김 대표가 지금까지 줄타기하면서 잘해왔다. 저렇게 잘 해온 분마저도 ‘친박-비박’으로 나눠 공천권 행사를 위해 몰아낸다고 하면 새누리당이 참 어려워질 것이다. 원내대표 경선하면 친박이 되겠느냐, 대표 경선하면 친박이 되겠느냐.”

-차기 총선에서 박 대통령이 공천권을 행사할 것이라는 발언을 많이 해왔는데.

“박 대통령의 최종 목표는 차기 공천권 행사다. 결국 비박 길들이기 아니냐. 그리고 의기소침해 있는 소수의 친박들에게 ‘들고 일어서라, 내가 있다’라는 것을 보여준 것 아니냐.”

-박 대통령의 소통부족 지적이 많은데 현 청와대 비서진의 문제점은.

“이병기 비서실장이 임명됐을 때 나는 비교적 좋게 평가했다. 비서실장 물망에 오른 인사 중에 가장 적임자로 봤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 실장이 역할을 제대로 다하고 있다는 평가가 아니지 않느냐. 박 대통령이 억울하시더라도 ‘문고리 권력 3인방’을 청와대에서 퇴출시켜야 이 실장이 성공할 수 있다.”

-박 대통령에게 조언을 한다면.

“지도자는 자기가 다 하려고 하면 실패한다. 과감하게 권한을 내각에 이양하고 청와대 비서실은 내각과 대통령 사이에서 전달자, 조정자, 감시자 역할을 함으로써 대통령이 조금 여유를 갖고 외부 인사를 매일 많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들어보도록 해줘야 한다. 결국 지도자는 결정과 책임을 져야 한다. 그래서 만기친람 하지 말고, 좀 잘했으면 좋겠다.”

-정치인 박지원의 꿈은 무엇인가.

“김대중(DJ) 총재를 모실 때는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이 애국의 길이라고 생각했다. 당선됐을 때는 DJ의 성공이 애국이라고 생각해서 충성스럽게 모셨다. 지금 나는 새정치연합으로의 정권교체가 내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애국이다, 그래서 그것을 위해서 모든 것을 불사르고 싶다. 누가 대통령이 된다고 해서 내가 총리를 하겠나, 장관을 하겠나, LH공사 사장을 하겠나.”

김영석 정치부장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