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숭숭 새정치민주연합…연합혁신안 논란에 인선 지연에, 당직자 탈당

입력 2015-07-09 17:04
이동희기자 leedh@kmib.co.kr

새정치민주연합은 7일 제2차 혁신안에 따른 논란과 당직인선 지연에 따른 갈등, 당직자 출신 당원들의 집단 탈당 등으로 하루종일 어수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불꽃은 엉뚱한 데서 튀었다. 이종걸 원내대표와 강기정 정책위의장은 7일 오전 열린 비공개회의에서 서로 고성을 지르며 충돌했다.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원내대표와 강 정책위의장은 자체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논의하던 중 의료기관 피해지원액 증액 규모를 놓고 언성을 높였다. 강 정책위의장의 2000억원 규모 증액 제안에 이 원내대표가 “왜 2000억원만 했느냐”며 “제대로 조사 안 한 것 아니냐”고 다그친 것. 강 정책위의장도 “왜 열심히 준비한 것을 못 믿느냐”며 목소리를 높였고, 이 원내대표도 “왜 소리를 지르냐”며 맞받았다. 회의는 5분 만에 종료됐고, 오전 중 예정됐던 자체 추경안 발표는 오후로 연기됐다.

당내에서는 두 사람의 충돌이 문재인 대표의 최재성 사무총장 임명에 따른 갈등의 여진이라는 해석이 많다. 이 원내대표 측은 최 사무총장 인선 이후 최대한 빨리 정책위의장 인선을 마무리해 달라고 요구해 온 반면, 문 대표 측은 혁신안 의결을 위한 중앙위원회 개최 이후로 인선 시점을 잡고 있다. 2차 혁신안이 사무총장직 폐지와 함께 추가 당직인선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정책위의장 인사도 함께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이다.

2차 혁신안에 대한 구성원들의 불만도 점점 커지고 있다. 지도부의 한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 사무총장을 없애면 무슨 조직으로 내년 총선을 치르겠다는 것이냐”며 “기구와 조직만 바꾼다고 계파 갈등이 종식되겠느냐”고 반문했다. 하지만 수도권의 한 재선의원은 “지금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있겠느냐”며 “결국 20일 중앙위에서 의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출공직자평가위원장의 임명 권한을 놓고 ‘문 대표 권한 강화 혁신안’이라는 비주류 측의 비판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한 ‘국민희망시대’ 정진우 회장은 “이번 혁신안은 ‘문재인 독재체제’를 예고하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하지만 문 대표 측 관계자는 “혁신하지 않으면 공멸하는 상황에 유불리가 어디 있느냐”고 반박했다.

혁신안에 대한 물밑 반발이 이어지자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사무총장은) 선대위 체제 등으로 얼마든지 보완할 수 있다고 (의원들에게)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혁신안의 수정 여부에 대해서는 “완전히 문제를 잘못 봤거나 사실관계가 틀린 것은 (수정을) 고려할 수 있지만, 기본적인 내용의 변경은 안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2차 혁신안에 따라 오는 20일 임기가 만료될 예정인 최 사무총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모든 혁신에는 희생이 필요하며 자발적 헌신이 뒷받침돼야 의미가 있다”며 수용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혁신위는 방향과 내용에서 더 강하게, 더 정교하게, 더 공감할 수 있는 혁신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해 불편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