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저 시급이 적절한 수준인지 다른 나라의 최저 시급과 생계비지수(Cost of Living Index) 등으로 비교해보겠습니다.
생계비지수는 전 세계 주요국 주요 도시의 생계비를 비교한 것입니다. 201개 도시를 비교했는데 지수 100을 기준으로 100 이상이면 그만큼 돈이 많이 든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생계비지수 100인 체코의 프라하에 비해 생계비지수 147인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살려면 47%의 돈이 더 든다는 뜻입니다. 뉴질랜드 웰링턴의 경우 생계비지수가 200이니 체코에서 사는 것보다 무려 2배 돈이 든다는 뜻이겠죠.
우리나라의 최저 임금과 생계비지수부터 확인해보시죠.
최저 시급은 앞서 밝힌 것처럼 6030원입니다. 서울의 생계비지수는 177인데요. 체코에서 사는 것보다 77%의 돈이 더 든다는 뜻입니다.
캐나다는 어떨까요? 캐나다의 최저 시급은 약 10.25 캐나다달러입니다. 우리 돈으로 9296원인데요. 생계비지수는 도시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우리보다 낮습니다. 에드먼턴이 169이고 오타와(162) 핼리팩스(160), 몬트리얼(154) 등이 서울보다 낮네요. 토론토(190)나 밴쿠버(182)는 우리보다 약간 높습니다.
독일을 보실까요? 독일 최저 시급은 8.5 유로이고 우리돈으로 1만701원입니다. 생계비지수는 서울보다 낮습니다. 뮌헨은 173이고 프랑크푸르트 172, 함부르크 171, 본 169입니다. 베를린은 155에 불과하네요.
여기까지 정리하면 캐나다와 독일의 최저 시급은 우리보다 많지만 생계에 드는 돈은 비슷하거나 적다는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해볼까요? 이번에는 각 나라 국회의원 월급을 비교해보시죠.
우리나라 국회의원 월급은 약 1149만원입니다. 이를 209시간으로 나누면 5만5000원 정도입니다. 최저 임금자의 9.1배 수준이네요.
캐나다의 국회의원 연봉은 약 1억4547만원 정도입니다. 월급으로는 1212만원 정도네요. 자국의 최저 임금자의 월급이 대략 194만2864원이니까 국회의원이 6.23배 많이 받는 셈입니다.
독일 국회의원은 연봉이 약 1억3000만원 정도고 월급으로는 1080만원 수준입니다. 자국 최저 임금자 월급이 대략 223만6509원이니 국회의원이 4.82배 많이 받고요.
다시 결론을 내려보시죠.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의 임금과 최저 임금자의 격차가 독일이나 캐나다에 비해 매우 큽니다. 즉 우리 최저 임금이 턱없이 적거나 국회의원의 임금이 비상식적으로 많거나. 둘 중 하나이겠죠. 아니면 둘 다이든가.
사실 이런 비교는 조심스럽습니다. 정확하려면 비교 시점이나 화폐 단위 등 각종 기준이 동일해야 하는데 나라별로 상이한 구석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국제적으로 우리나라의 최저 임금이 매우 적고 국회의원의 임금이 매우 많다는 사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김상기 천금주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