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셜뉴스 사이트 버즈플러스는 9일 ‘수요가요제에 출연한 호날두의 지루하고 괴로운 표정’이라는 제목으로 방송 영상과 시청자들의 반응을 모아 전했다. 수요가요제는 후지TV의 주간 음악프로그램이다. 호날두는 지난 8일 이 프로그램에 단독 게스트로 출연했다. 주제는 ‘호날두가 들었으면 하는 일본의 기운 넘치는 노래’였다.
일본 가수들은 호날두를 앞에 세우고 경쾌한 노래를 불렀다. 삼바댄서나 비키니댄서들도 동원했다. 하지만 호날두는 시종일관 무표정했다.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기도 했지만 비웃음에 가까워 보였다. 아랫입술을 깨물며 곤란한 표정을 지은 순간도 카메라에 잡혔다. 호날두는 시간이 흐를수록 곤란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일본 가수들이 흥을 돋우기 위해 수건을 돌리자 호날두도 따라했다. 하지만 무성의하게 수건을 돌릴 뿐 흥에 겨운 표정은 아니었다. 수건을 돌리면서도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무대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버즈플러스가 공개한 영상 이외의 다른 장면에서 호날두가 가장 적극적으로 촬영에 임한 순간은 볼트래핑 묘기뿐이었다.
일본 네티즌들은 후지TV에 비난을 퍼부었다. 호날두의 무성의한 방송 태도보다는 기획 목적을 충족하지 못한 제작진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호날두의 얼굴에 ‘이 사람들 뭐야’라고 써있다” “당황한 표정의 호날두를 보니 가엾다” “호날두를 세워만 두고 노래를 들려줄 셈이면 왜 불렀나”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할리우드나 유럽축구의 슈퍼스타들에게 거액을 저불하고 섭외해도 적절하게 활용하지 못하는 일본 대중문화계를 강하게 질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호날두가 출연만 하면 된다는 수준으로 억지에 가까운 기획이다” “기획이 너무 뻔하니 호날두도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이다” “후지TV는 호날두를 세워두고 아무것도 시키지 않을 수 있다고 자본력을 뽐낸 셈”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영상은 SNS와 유튜브를 타고 세계 네티즌들에게 전해졌다. 아시아권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원성이 빗발쳤다. 네티즌들은 “호날두 앞에서 재롱을 떠는 일본인들은 자존심도 없나. 유럽인만 보면 굽실거리는 아시아인들의 현실이 보인다” “가수들도 일본에서는 유명인일 텐데 자존심도 없는가. 마이크를 놓고 나오는 편이 나았다”고 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