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늑대’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승리를 향한 투지는 지칠 줄 모르다. 여기에 리더의 지략까지 더해져 패배를 잊은 지 오래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K리그 클래식 2015 시즌 개막 전만 하더라도 강등 후보였다. 하지만 4개월이 지난 현재 5위에 올라 있다. 예상치 못했던 이변이다.
인천은 8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의 21라운드 홈경기에서 3대 1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달 17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2대 0으로 이긴 이후 무패행진이다. 최근 6경기에서 4승2무로 순항 중이다.
인천의 이번 시즌 전망은 암울했다.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가 교체됐다. 시민구단으로서 재정적인 어려움 때문에 남준재와 문상윤, 이석현, 구본상, 안재준, 박태민 등 주전 선수들을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다. 새로 합류한 선수들은 무명에 가까웠다. 설상가상으로 팀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설기현마저 지도자의 길을 가기 위해 개막을 코앞에 두고 은퇴했다. 새로 지휘봉을 잡은 김도훈 감독은 초보였다. 인천이 강등 후보로 지목된 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인천이 놀라운 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선수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과거 벤치를 오래 지켰던 탓에 출장 의지가 강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구단 경영난으로 제때 월급을 받지 못하지만 경기에 나가면 그야말로 미친 듯이 뛴다. 인천 선수들이 늑대처럼 끈질기고 사납게 덤벼들면 상대 선수들은 평정심을 잃는다. 거친 플레이로 퇴장당하는 경우도 많다.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간절하기 때문에 쉽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상대를 괴롭힌다. 그러다 보니 상대가 어려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김독의 전술과 리더십도 돋보인다. 스트라이커 출신인 김 감독은 부임 후 예상 외로 수비 조직력에 중점을 뒀다. 그 결과 21경기에서 17골밖에 내주지 않았다. K리그 클래식 12개 팀 중 유일하게 0점대 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경쟁을 강조하는 김 감독은 주전 베스트 11을 정하지 않았다. 활약한 만큼 출장 기회를 얻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선수들은 몸을 사리지 않는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갈수록 강해지는 ‘늑대축구’
입력 2015-07-09 1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