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재 일본대사관이 지난 7일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에 ‘오늘은 술 마시기 좋은 날’이라는 글을 올렸다가 중국 누리꾼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7월7일은 중일 전쟁의 계기가 된 1937년 ‘7·7사변(노구교 사건)’ 기념일이다.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 등에 따르면 주중 일본대사관은 지난 7일 오후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또다시 1년 중 가장 맥주 마시기 좋은 날이 왔다”며 맥주축제 풍경을 담은 사진과 함께 일본의 칠월칠석 행사 소식을 전했다.
일본의 칠석 명절이 오래 전 중국에서 유래했다는 점도 부각했다.
그러나 중국 언론들은 “중국 정부는 7일에 7·7사변을 기념하는 대대적인 행사를 개최했지만 주중 일본대사관은 어떤 반응도 내놓지 않았다”면서 대신 이런 글을 올린 데 대해 황당해했다.
일부 언론은 이번 논란을 7·7사변에 빗대 ‘칠석사변’이라고 명명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공공연한 도발”이라고 비난하면 일본대사관의 사과를 요구했다.
‘인민보디가드’라는 누리꾼은 “1937년 7월7일은 일본제국주의가 전면적인 중국침략 전쟁에 시동을 건 날”이라며 “일본대사관의 웨이보는 일본정부를 대표한다. 이 글은 (역사적) 사실을 흐리고 (중국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주중일본대사관은 논란이 일자 해당 글을 삭제했다.
그러나 글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일본대사관 직원이 다음 날 해명글을 올리자 중국 누리꾼들이 다시 분노했다.
대사관 직원은 “나의 아내는 중국인이다. 초등학생 딸도 있다. 그러나 나는 어제 아내나 딸에게 (역사문제에 대해) 사과하지 않았다. 우리 가족은 전쟁을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칠석을 맞아 모두 역사를 거울로 삼아 일중 관계가 영원히 평화롭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 누리꾼은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며 “중요한 건 일본이 중국을 침략했던 7월7일에 대한 당신들 태도다. 당신 가족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
7·7사변 기념일에 日 “맥주마시기 좋은 날” … 中 ‘칠석사변’ 발칵
입력 2015-07-09 1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