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궁금해]김기태 감독이 12회 스틴슨을 넣은 진짜 이유

입력 2015-07-09 12:31 수정 2015-07-09 13:51
중계방송 화면 캡처

KIA 타이거즈와 넥센 히어로즈가 3-3으로 팽팽히 맞선 연장 12회초 2사 2루 상황에서 중계방송 카메라는 갑자기 전광판을 잡았다. 선수 명단에 ‘스틴슨’이라는 글씨가 초록빛을 내고 있었다. 그라운드에서는 KIA 외국인 선발투수 조시 스틴슨이 더그아웃에서 나와 타석으로 향했다.

이후 인터넷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는 ‘KIA 스틴슨’으로 요동쳤다. 야구팬들은 “스틴슨 왜 나온거야”라고 김기태 감독이 그를 대타로 내보낸 이유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연장혈투로 엔트리에 있는 타자를 모두 써버린 KIA는 마이너리그 통산 타율 0.213을 기록했던 스틴슨에게 한방을 기대했다. 하지만 넥센 마무리 손승락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초구를 노려 휘둘러봤지만 헛스윙, 3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를 지켜본 김 감독은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김 감독의 승부수는 계속됐다. 무승부를 위해 12회말 스틴슨을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이번에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스트레이트 볼넷과 내야안타를 허용해 끝내기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야구팬들은 김 감독의 스틴슨 카드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감독으로서 충분히 쓸 수 있는 전략이라는 옹호와 ‘최악의 수’ 라는 비난이 엇갈렸다.

김 김독을 이해한다는 팬은 “물론 결과가 안 좋게 끝났지만, 현재 양현종의 엔트리 이탈로 팀내 선발투수 중 가장 승리확률이 높은 투수를 작년 20승 투수 벤헤켄과 붙이기에는 다소 부담이 되는게 사실입니다. 현재 팀 전력상 피해가는게 맞다고 봅니다”라고 이날 스틴슨의 기용을 옹호했다.

반면 김 감독의 패착이라고 주장하는 팬은 “감독이 비난을 무릅쓰고 도박을 걸었는데 실패했으니 비난이 따르는건 당연한거겠죠. 거기다 등판 시킬거면 타석에는 왜 세웠는지 그건 정말 미스테리네요”라면서 “좋은 결과가 거의없었죠. 오늘도 마찬가지”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김 감독의 ‘스틴슨 카드’에 대해 이대진 투수코치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감독님이 투수 대타로 김광수보다 스틴슨이 타격에서 가능성 있다고 판단해 기용한 것”이라며 “12회말 마운드에 세운 것도 무승부를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이어 “스틴슨은 원래 오늘(9일) 넥센과 3차전 선발이었지만 어제 투구로 나올 수 없게돼 홍건희가 선발로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