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조직의 지시를 받아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행을 저질러 온 국내 조직이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중국 총책 지시를 받아 국내에서 전화금융사기를 저지른 혐의(사기)로 국내 총책인 중국동포 김모(34)씨 등 5명을 구속하고 인출책 서모(28·여)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일당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5일까지 서울중앙지검 검사를 사칭해 “범죄에 연루됐으니 금융감독원 계좌로 돈을 입금하라”고 속여 김모(75)씨 등 피해자 6명으로부터 모두 2억78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 단둥(丹東) 인근에서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여행가이드를 하던 국내총책 김씨는 메르스 여파로 관광객이 감소해 수입이 줄자 보이스피싱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이전에 두어 차례 보이스피싱 조직에 가담한 경험이 있던 김씨는 같은 중국동포인 박모(34)씨와 최모(36)씨 등을 꾀어 사기 조직을 만들었다. 지난달 19일 한국에 입국해 범행을 준비하고 실행에 옮겼다.
이들은 학생들에게도 접근해 아르바이트비 10만원을 주겠다며 인출책으로 고용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 조직으로부터 인출책으로 고용된 A씨로부터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국내총책 김씨를 비롯해 전달책, 감시책, 인출책 등을 이달 1일부터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경찰은 피해금액 중 이들이 아직 중국 조직에 송금하지 않은 1억1710만원은 피해자들에게 돌려줬다. 제보자 A씨는 포상할 예정이다.
경찰은 달아난 인출·감시책인 중국동포 조모(30)씨의 뒤를 쫓는 한편 여죄와 공범 여부를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메르스로 수입 줄어서” 보이스피싱 가담한 전직 관광가이드
입력 2015-07-09 1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