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풋볼(NFL) 워싱턴 ‘레드스킨스’ 구단이 아메리카 인디언을 비하하는 구단 명칭 때문에 연방 상표 등록 취소라는 판결을 받았다.
미국 북부 버지니아 연방지방법원의 제럴드 브루스 리 판사는 8일(현지시간) 레드스킨스 구단의 6가지 상표 등록을 취소한다는 연방 특허상표청의 지난해 6월 결정을 재확인했다.
구단은 즉각 제4 연방항소법원에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미국 언론은 레드스킨스 구단이 홍보와 관련한 중대한 송사에서 패소했고, 인디언인권보호 활동가들은 결정적인 승리를 안았다고 평했다.
인디언인권보호 활동가들은 레드스킨스가 인디언의 호전성을 강조하거나 인디언을 경멸하는 차별적 단어로, 이를 사용한 레드스킨스의 상품은 상대를 경멸하는 상표의 등록을 막는 상표권법(랜험법)의 보호를 받을 자격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레드스킨스 구단은 대다수 인디언이 레드스킨스라는 단어에서 모욕을 느끼지 않는다고 맞받았다.
리 판사는 레드스킨스 구단이 상표 등록을 하기 약 70년 전인 1898년에 제작된 웹스터 대학 영어 사전을 펴고 판결을 설명했다.
당시 사전에 레드스킨스를 종종 경멸의 뜻으로 사용된다고 규정했음에도 굳이 이 단어를 팀명으로 정한 까닭을 레드스킨스 구단에 따졌다.
아울러 상표권법이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1조를 침해할 소지가 있다는 레드스킨스 구단의 주장에 대해서도 최근 연방대법원의 판결을 들어 반박했다.
연방대법원은 지난달 남부연합기 자동차번호판을 불허한 미국 텍사스 주의 방침을 합헌이라고 판결하면서 “상대방의 기분을 망치게 할 소지가 다분한 것과 표현의 자유는 연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레드스킨스 구단은 이와 비슷한 송사를 진행 중이어서 이를 매듭짓기 전까지는 현재 등록된 상표를 활용할 수 있다.
레드스킨스 구단은 1992년부터 인디언 후손들과 20년 넘게 갖가지 송사를 벌이고 있다.
구단주인 대니얼 스나이더는 지난해 미국의 대중잡지 롤링스톤스가 선정한 ‘역대 최악의 스포츠 구단주’ 순위에서 1위에 올랐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
NFL ‘레드스킨스’에 상표 등록 취소 판결
입력 2015-07-09 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