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8일간 높이 45m의 공장 굴뚝에서 농성을 벌여온 해고 근로자가 굴뚝에서 내려왔다.
해고 근로자 차광호(46)씨는 8일 오후 7시30분쯤 경북 칠곡군 석적읍 중리 스타케미칼(폴리에스테르 원사 제조업체) 굴뚝에서 농성을 풀고 지상으로 내려왔다.
차씨는 지난해 5월 27일부터 해고 근로자의 복직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여왔다.
그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고공농성 309일보다 99일이 많은 최장기 기록을 세웠다. 그는 이날 내려오기 직전 크레인을 타고 굴뚝 위에 올라온 전규석 금속노조 위원장을 잠시 만났다. 이어 확성기를 이용해 정문 밖에 모인 금속노조원 700여명에게 3분간 발언을 했다.
그는 “그동안 어려움이 많았다. 작년 농성 한 달 만에 장모님이 말기암 판정을 받았고, 지난 3월에는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일부 노동자들은 희망이 없다며 농성을 포기하라고 했지만 버텼다. 노동자들이 자본과 싸워 이겨내자”고 말했다.
경찰은 미리 준비한 구급차에 차씨를 태워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건강검진을 한 뒤 별다른 이상이 없으면 체포영장을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차씨는 당초 이날 오후 2시쯤 내려올 예정이었으나 노조와 경찰의 견해 차이로 5시간여 늦게 내려왔다.
한때 금속노조 노조원 700여명이 정문 밖에서 경찰 6개 중대와 대치해 긴장감이 일기도 했다.
지난 6일 민주노총 금속노조·스타케미칼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와 스타케미칼 모회사인 스타플렉스는 해고자 11명을 모두 복직시키기로 합의했다. 스타플렉스가 올해 설립하는 법인에 해고근로자 11명을 고용하고 노조 활동을 보장하는 한편 소송·고소·고발을 취하하기로 했다.
칠곡=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고공농성' 해고근로자 408일만에 굴뚝서 내려왔다
입력 2015-07-08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