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사 검사로 31년만에 모자 극적 '상봉'

입력 2015-07-08 20:08
전북 전주덕진경찰서는 8일 유전자 검사와 프로파일링 프로그램을 통해 31년 전 생이별을 했던 모자가 극적으로 상봉했다고 밝혔다.

전남 광주에 사는 이모(60·여)씨는 1984년 9월 당시 4살이던 아들을 데리고 익산역에 들렀다가 아들을 잃어버렸다. 이후 이씨는 아들을 가슴에 묻고 30여년을 살아오다가 지난해 3월 건강상태가 악화해 치매까지 앓게 됐다.

정신이 온전치 못한 상태에서 이씨는 어렵사리 잃어버린 아들의 이야기를 딸에게 털어놓았다.

죽기 전에 꼭 아들을 보고 싶다는 이씨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가족들은 이씨의 유전자를 채취해 실종자 프로파일링 프로그램에 등록한 뒤 결과를 기다렸다.

1년여가 지난 올해 5월 가족들이 기대감을 차츰 잃어갈 즈음에 경찰서로부터 연락이 왔다.

전주덕진경찰서 실종담당 강성석 경위가 마침 올해 3월 관내 보호시설 무연고자 45명의 유전자를 확보해 실종아동기관으로 보냈고, 이 중 이씨의 아들이 포함돼 있었던 것이다.

재차 유전자 확인 검사를 거친 끝에 이들 모자는 지난 7일 가족관계 일치 통보를 받았다.

이씨의 딸은 “어머니가 생전에 만나고 싶어 하던 오빠를 만나게 돼서 기쁘다”며 “오빠를 찾아 주신 경찰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