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에 사는 회사원 윤모씨(29)는 여자친구와의 데이트에 카셰어링을 자주 이용한다. 강북구 미아동에 사는 여자친구를 집까지 데려다 주고 귀가하면 택시비만 몇 만원이 넘었다. 카셰어링을 이용하면서 데이트의 질도 높아졌고, 비용도 저렴해졌다. 세컨드카 구입을 고민하던 주부 이모씨(35)는 이웃들의 권유로 카셰어링 고객이 됐다. 주로 어린 자녀의 유치원 통학이나 마트 갈 때 1~3시간씩 이용한다.
자동차를 30분 단위로 빌려 타는 개념인 카셰어링 이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자동차를 구입하기에는 구입비와 유지비가 비싸고, 하루 단위로 빌리는 렌터카의 비용과 절차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주 고객이다. 일종의 공유 경제 사업이기도 하다. 국내 카셰어링업계의 대표 주자인 쏘카와 그린카의 경우 사업 시작 4년 만에 회원수가 각각 50만명을 넘었다. 2011년 1만3000명에 불과했던 그린카의 회원 수는 지난 5월 현재 64만명에 달하고, 110대였던 차량수도 1950대로, 50곳이었던 차고지도 1150곳으로 늘었다. 쏘카의 지난해 매출은 147억원으로 전년(25억원) 대비 600% 가까이 성장했고, 올해 목표는 500억원이다. 실제 이용하는 사람들도 증가 일로다. 그린카의 경우 지난해 월 5만명 선이었던 이용자수가 올해 월 7만명 정도로 늘었다. 쏘카의 경우 지난 3월 이용객수가 10만건을 넘었고, 최근에는 하루 5000~6000명이 이용하고 있다.
카셰어링의 장점은 편리성과 비용이다. 소비자는 집 근처 카셰어링 업체가 운영하는 일종의 주차장인 차고지에 가서 차를 받아 이용하면 된다. 요금은 30분 단위로 매겨지는 대여요금과 ㎞당 주행요금을 더해 계산한다. 현대차 아반떼의 경우 시간당 6000원대의 대여비용과 ㎞당 190원의 주행요금을 더한다. 차종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데, 각종 할인 이벤트가 많다. 쏘카와 그린카의 자료를 종합하면 고객 1인당 평균 이용시간은 5~7시간에 3만~4만원의 평균비용이 들었다고 한다. 고객들은 주로 여행과 데이트, 가족 등의 배웅, 쇼핑, 출·퇴근용에 카셰어링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카 관계자는 8일 “요즘에는 법인 이용객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집 근처에 차고지가 있느냐는 점과 이용하고 싶은 차량이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데, 업체들은 차량과 차고지를 계속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쏘카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집 근처 5~10분 거리에 차고지를 찾을 수 있도록 시설을 확충 중”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 카셰어링 시장도 유럽과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고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60개국 1000개 이상의 도시에서 카셰어링 사업이 성업 중이다. 시장조사업체들에 따르면 2016년까지 유럽은 550만명, 북미는 440만명이 카셰어링을 이용하고, 전 세계 카셰어링 시장 규모는 2009년 3000억원에서 2016년 3조90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카 셰어링 시장도 내년 1000억원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
자동차 필요한가요? 시간 단위로 빌리세요!…‘카셰어링’ 인기
입력 2015-07-08 1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