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구제금융을 통한 회생이냐,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냐. 유로존이 그리스에 최후통첩을 보내면서 그리스 운명이 또 다시 기로에 섰다.
7일(현지시간) 잇따라 열린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회의와 정상회의에서는 그리스 사태의 빠른 해결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만일 12일로 정해진 이번 시한 안에도 그리스가 ‘믿을 만한’ 개혁안을 들고 오지 않을 경우 다음 유럽연합(EU) 정상회의는 그렉시트가 결정되는 날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리스 측의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도 긍정적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를 마친 유클리드 차칼로토스 신임 그리스 재무장관이 “유로존 회원국들이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를 위한 ‘정치적인 합의’를 보여줬다”면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고 8일 전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역시 “그리스의 구제금융 협상에 대해서 긍정적인 분위기였다”면서 “협상이 매우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모든 것은 그리스의 새 개혁안에 달렸다. 특히 그리스는 유로존 정상회의에 구체적인 협상안 없이 참석해 그리스의 태도 변화에 기대를 갖고 모였던 회원국의 분통을 터뜨렸다. 차칼로토스 재무장관은 호텔 쪽지에 협상계획을 급히 적어 들고 나왔다가 카메라 세례와 함께 “무성의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달리아 그리바우스카이테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오늘용 약속을 했다가 내일용 약속을 또 한다. 그리스 정부는 늘 ‘언젠가는’이라는 식이다”며 비난했다.
이에 따라 그리스 측이 9일 제출하는 개혁안은 그리스가 유로존 회원국의 신뢰를 회복하고 유로존에 남아있을지, 아니면 그간 지지해오던 EU 회원국의 마음마저 잃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 등은 그간 채권단이 요구해온대로 연금과 국방 예산 삭감 등의 개혁조치가 요구된다고 분석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7일 정상회의가 끝난 뒤 “중기적 자금지원의 반대급부로 실시할 개혁안에 대해 다른 정상들에게 설명했다”면서 “실업난 같은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강력한 투자계획과 당장 시급한 채무재조정을 위한 초안도 포함됐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좌절하고 화가 난 유로존 정상들이 치프라스 총리에서 협상안을 제시할 마지막 기회를 주기는 했지만 그동안 그리스의 편을 들어준 회원국들의 인내심도 떨어져 가고 있다”고 풀이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그리스 사태 타결 수순으로 가나…
입력 2015-07-08 17: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