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동계올림픽….”
검정색 매직을 들고 태극기 앞에 선 ‘쇼트트랙 여왕’ 심석희(세화여고)는 한참을 고민했다.
심석희를 비롯해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선수단은 8일 강원도 강릉시 교동에 지어지고 있는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과 강릉 아이스아레나(피겨·쇼트트랙) 건설 현장을 찾았다. 이 곳에서 선수들은 태극기에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자신의 각오와 다짐을 적었다.
심석희는 “쓰고 싶은 말은 많은데 무슨 말을 써야 할지 고민된다”며 밝게 웃었다.
심석희와 같은 방을 쓰는 쇼트트랙 기대주 최민정(서현고)은 바로 옆에서 “평창의 꿈은 이루어진다”고 썼다.
다짐을 적은 뒤 심석희와 최민정, 스피드스케이팅 세대교체의 선두주자인 김준호(한국체대) 등 34명의 선수들은 신축되는 경기장을 바라보며 남다른 감회에 젖었다. 전날부터 내린 비로 공사장 바닥은 진흙탕으로 변해버렸지만 2년 6개월 뒤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다짐도 했다.
심석희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만큼 많은 국민들께서 많은 응원과 환호를 해 주실 것”이라며 “2년 6개월 뒤에는 지금보다 한결 발전한 모습으로 이곳에 다시 오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대회 기간은 겨울이지만 여름처럼 뜨겁게 달굴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민정도 “처음으로 도전하는 올림픽이 우리나라에서 열려 긴장도 되지만 열심히 해야 겠다는 자극제도 된다”면서 “부족한 것들을 보완하고 새로운 걸 시도해 평창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이번 행사는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여름철을 맞아 한창 훈련 중인 대표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마련했다.
전날부터 태백에서 훈련을 시작한 스피드스케팅 대표팀 선수들과 태릉선수촌에서 훈련 중인 쇼트트랙 선수들은 강릉에 모여 경기장 건설 현장을 둘러본 뒤 라카이 샌드파인 리조트에 모여 워크숍을 가졌다.
워크숍에서도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코칭스태프와 김재열 회장 등 빙상연맹 임원들이 선수들의 발을 닦아주는 세족식을 진행해 뜨거운 정을 나눴다.
이후 쇼트트랙 스타 김동성은 후배들에게 슬럼프 극복 방법과 최고의 시절 등 선수생활을 하며 경험한 이야기들을 들려줬다.
강릉=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2년6개월 뒤 겨울… 평창을 뜨겁게 달굴게요”
입력 2015-07-08 1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