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좋자고 최저임금 올리냐니, 이런 말한 위원 나와!”… 네티즌 발끈

입력 2015-07-08 17:04
청년유니온의 정준영 정책 국장 페이스북 캡처

최저임금 협상을 두고 노동계와 경영계가 합의점을 찾지 못한 가운데 협상회의에서 나온 사용자위원의 발언이 네티즌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청년유니온의 정준영 정책국장은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저임금위원회 제10차 전원회의에 배석하고 있다”며 회의과정에서 나온 사용자위원의 말을 정리해 올렸다.

정 국장에 따르면 당시 사용자위원은 “방학에 한두 달 일하는 학생들은 생계 목적이 아니다. 핸드폰을 바꾸거나 여행을 가고 싶어서 일하는 것”이라며 “용돈벌이를 위한 초단기간 노동자에게까지 최저임금이 똑같이 적용되니 유연하게 결정하기 어렵다. 획일적인 전국단일 최저임금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정 국장은 지난 7일 진행된 제11차 전원회의 도중에도 ‘사용자위원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한다’고 글을 올렸다. 정 국장이 전한 발언들은 “푸에르토리코가 최근 부도 위기에 빠졌다는데 최저임금을 너무 올려서 그렇다고 한다. 그리스도 그렇고, 한국도 그렇게 가자는 것인가?” “노동시간을 하루 8시간으로 규제하고, 일주일에 52시간으로 제한하려는 것이 문제다. 노동시간 규제하지 말고 더 오래 일할 수 있게 하면 많은 문제들이 해결 된다” 등이다.

정 국장의 페이스북 글은 8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져나갔다. 네티즌들은 현실을 알고 이야기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방학에 한두 달 일하는 학생들의 목적은 학비마련이다. 등록금, 기숙사비 벌려고 일하는 애들 안보이나.”

“사용자들의 입장을 반영한 게 아니라 그냥 노예를 찾고 있는 것 같다.”

“임금 올려달라고 하지 말고 노동시간 규제를 해제해 더 많이 일하면 된다는 말인가?”

“자기 월급을 최저임금으로 받아도 저렇게 말할 수 있을지…”

한편 7일 저녁부터 8일 새벽까지 진행된 마라톤 회의에도 노사 양측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당초 시급 1만원을 주장하던 근로자위원들은 1차 수정안 8400원에 이어 이날 회의에서 8200원(2차 수정안), 8100원(3차 수정안)을 내놨다.

올해 최저임금인 시급 5580원으로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사용자위원들은 1차 수정안 5610원에 이어 5645원(2차 수정안), 5715원(3차 수정안)을 제시했다.

끝내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자 8일 새벽 공익위원안 제출이 요구됐다. 공익위원들은 올해보다 6.5% 오른 5940원을 최저, 9.7% 오른 6120원을 최고로 하는 심의촉진안을 제시했다. 근로자위원들은 공익위원안을 거부하며 오전 5시30분쯤 집단 퇴장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재적위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최저임금안을 의결한다. 이후 20일의 노사 이의제기 기간을 거쳐 고용노동부 장관이 다음달 5일까지 확정, 고시한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