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위기] “머리에 총 댄채 협상 못해” - 유로존 정상들 그리스 총리에 독설 쏟아내

입력 2015-07-08 14:45
AP연합뉴스

그리스 채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7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존 긴급 정상회담에서는 진전된 협상안 없이 참석한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를 향한 유럽 정상들의 독설이 쏟아졌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머리에 총을, 아니면 목에 칼을 갖다댄 채로 (협상)할 수는 없다”며 “협상 테이블에 아무 것도 없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치프라스 총리가 유로존에 남겠다는 그리스 국민의 요구를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마르크 루테 네덜란드 총리도 “이번 정상회의가 매우 불쾌하다.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을지는 그리스에 달려있다. 협상안을 곧 가져오지 않으면 우리는 도와줄 수가 없고 모든 것은 그리스 정부의 책임”이라고 몰아세웠다.

달리아 그리바우스카이테 리투아니아 대통령도 “오늘용 약속을 했다가 내일용 약속을 또 한다. 그리스 정부는 늘 ‘언젠가는’이라는 식”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거친 언급을 자제했지만 유럽 차원의 연대와 한 국가적 차원의 책임은 분리될 수 없는 것이라고 그리스를 압박했다.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정상회의가 끝난 뒤 “그렉시트에는 강력히 반대하지만 이에 대비해 세부적 시나리오를 준비해뒀다”고 경고했다.

그는 그리스 국민을 위한 인도적 지원계획도 마련돼 있다면서 그리스 정부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으면 자신은 그렉시트를 막을 수 없다고 엄포를 놨다.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도 닷새 안에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그리스의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이 경우 그리스 국민이 가장 고통받게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반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달래기에 나섰다. 그는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기를 원한다면서 그리스가 협상안을 내놓고 책임을 다하면 유럽도 연대를 보이겠다고 말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