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국가들, 그리스의 쪽지 한 장 협상안에 분통

입력 2015-07-08 10:50

그리스 협상단이 7일(현지시간) 열린 유로존 긴급회의에 달랑 쪽지 한 장을 들고 와 채권단으로부터 눈총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채무자로서의 자세가 안돼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AP통신과 가디언은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이날 유로존 긴급 정상회의에 모호한 협상안만 가지고 등장해 회원국 정상에게 놀라움과 실망을 안겼다고 보도했다. 회의에 참석했던 달리아 그리바우스카이테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오늘용 약속을 했다가 내일용 약속을 또 한다. 그리스 정부는 늘 이런 식이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리스에 가장 반감이 큰 정상 중 한 명인 마르크 루테 네덜란드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아주 비관적으로 본다. 그리스가 협상 타결을 진정 원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비관적이다”라고 꼬집었다.

유클리드 차칼로토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이날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 회의에 협상계획을 휘갈겨 적은 듯한 호텔 쪽지를 들고 나와 이목을 끌었다. 취재진 카메라에 잡힌 쪽지에는 영어로 ‘승리에 취해선 안 된다'(No Triumphalism)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 국민투표에서 승리했다고 채권자들 앞에서 잘난 척 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스스로의 다짐으로 보인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