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2300원 격차 놓고 벌어진 설전…네티즌 와글와글

입력 2015-07-08 10:45
2016년 적용될 최저임금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네티즌 사이에서 3차 수정안을 놓고 설전이 벌어졌다. 3차 수정안의 최저임금은 노동계 8100원, 경영계 5715원으로 2300여원의 격차가 존재한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8일 11차 전원회의에서 이 같은 수정안을 놓고 밤샘 협상을 벌였지만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협상이 난항을 겪자 이날 새벽 공익위원들은 중재를 위해 심의촉진안을 내놨다. 공익위가 내놓은 심의촉진안에는 올해보다 6.5% 올린 5940원을 최저로, 9.7% 인상한 6120원을 최고로 제시됐다. 그러나 노동계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퇴장해 결렬됐다.

인터넷에서도 2300원의 격차를 두고 설전이 벌어졌다. 노동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네티즌들은 물가대비 임금인상률이 너무 낮다는 의견을 내놓는 반면 사용자를 대변한 네티즌은 푸에르토리코의 부도 상황에 빠진 이유가 높은 최저임금 때문이라며 8000원은 과하다는 입장을 내놔 팽팽하게 맞섰다. 최저임금을 인상할 수 없으면 살인적인 물가를 내려달라는 의견이 네티즌들의 큰 지지를 받기도 했다.

노동자를 지지한 네티즌들은 “한국은 왜 자꾸 거꾸로 가는지 모르겠다. 이 나라의 주인은 사용자들인가보다. 시대에 맞는 임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근로자위원들 힘내서 8000원까지 끌어올려 달라”며 노동계를 응원했다. “최소 7000원은 줘야지, 밥은 먹을 수 있지 않냐”의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반면 경영계를 지지한 네티즌은 “노래방, PC방, 편의점 같은 영세업자들은 다 죽으라는 말이냐. 6000원은 넘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다른 네티즌도 “푸에르토리코가 최근 부도 위기에 빠졌다는데, 최저임금을 너무 올려서 그렇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아고라’에서도 최저임금에 대한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최저임금, 노동자를 위한 나라는 없다”는 제목으로 올라온 게시글에는 삽시간에 수 십개의 댓글이 달렸다. 게시된 지 만 하루가 되지 않았는데도 6700여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글쓴이는 “최저임금제를 시행하는 어떤 나라건 최초의 도입기준은 노동자의 최저시급이 생활 가능한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는 점”이라며 “내수경제를 살리려면 복지를 늘리던지 최저임금이나 근로자임금을 올리던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 아래에는 다양한 의견이 댓글로 달렸다. “주휴수당을 없애고 20% 최저임금을 올려달라”는 네티즌도 있었고 “최저임금만큼 일을 먼저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평균임금을 하락시키는 주된 원인이 외국인 노동자”라며 “불황을 타계하기 위한 방안으로 내국인 취업률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서민들이 아이를 낳지 않으면 된다. 가난을 되 물림 하지 않으면 된다”는 극단적인 의견을 내놓은 네티즌도 볼 수 있었다.

이 밖에 오늘의 유머나, 일간베스트 등 온라인 커뮤니티 곳곳에서도 최저임금에 대한 소식을 공유하며 설전을 벌였다. 협상 진행 과정에 주목하며 2300원의 격차가 얼마나 좁혀질 지 관심을 갖는 네티즌도 많았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