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은 8일 보고서에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무산 가능성이 더 커졌다며 저평가 매력이 두드러질 삼성물산에 대한 ‘매수’를 제안했다. 이 회사는 국내 증권사 중에선 드물게 지난달 15일에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무산 가능성을 담은 보고서를 내놨었다.
한화투자증권 이상원 연구원은 “여러 논쟁에도 삼성물산 주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합병 비율”이라며 “합병 비율 산정의 적법성이나 도덕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합병 기준가 5만5000원이 적정가치 대비 낮은 수준이어서 삼성물산 주주들은 이번 합병이 무산되고 재추진되기를 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성물산 보유 지분가치 12조원과 제일모직 시가총액 23조원을 고려하면 현재 1대 0.35의 합병 비율을 최소한 1대 0.52로 끌어올리는 게 가능하다고 이 연구원은 보고 있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투자자들이 과거에 대체로 국제 의결권 자문사 ISS의 의견을 수용한 만큼 엘리엇을 포함한 다수 외국인은 이번에도 ISS의 반대 의견을 따를 것”이라며 “오는 17일 주주총회 참여의결권을 80%로 가정할 때 엘리엇을 제외한 외국인(지분율 26%)의 80%가 반대하면 국민연금이나 소액주주의 향방과 상관없이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국민연금에 대해서도 SK그룹 합병 건에 반대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할 것을 확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이 연구원은 진단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삼성물산 주가가 현재보다 40%가량 더 상승할 여력이 있다며 ‘매수’ 전략을 유지했다. 합병 발표 이전 주가 수준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큰 제일모직은 차익실현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합병 무산 가능성 커졌다…삼성물산 주식 사라”
입력 2015-07-08 0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