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에 몰린 아베 급기야 인터넷 방송 통해 집단 자위권 법안 ‘강사’ 자처

입력 2015-07-07 17:14
김지훈기자 dak@kmib.co.kr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인터넷 방송 강사’가 됐다. 자신이 추진하는 집단 자위권 법안이 야당과 시민사회의 반대 여론에 부딪히고 그로 인해 정권의 지지율까지 떨어지자 자신이 직접 법안의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7일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전날 밤 자민당의 인터넷 방송인 ‘카페스타’ 스튜디오에 출연해 ‘아베씨가 대답합니다. 평화안전법제(집단 자위권 법안)는 왜? 왜? 왜?’라는 프로그램의 첫 녹화를 마쳤다. 이 방송에서 아베 총리는 “일반 가정에서도 문단속을 제대로 하고 있으면 도둑이나 강도가 들지 않는다. 옆집에 도둑이 들어도 즉시 경찰에 연락하면 된다. 그런 체계가 잘 잡힌 동네는 범죄가 실제로 적다. 이것이 억지력”이라는 논리로 새 안보법제의 원리를 설명했다. 아베 총리가 이 같은 파격 행보를 보인 것은 새 안보 법안과 관련해 정권 내에서도 위기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아사히신문은 분석했다. 산케이신문은 이날 아베 총리가 자민당 중역들과의 회동에서 “사실 TV 프로그램에 나가고 싶은데 어디도 불러주지 않는다”는 속내를 토로했다고 전했다.

지난 4~5일 마이니치신문이 실시한 전국 여론조사에서 안보 관련 법안에 대한 정권의 설명이 ‘불충분하다’는 응답이 81%를 차지했다. 오는 15일 국회 표결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자민당 내에서도 이대로 표결이 이뤄질 경우 정권 지지율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표결이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아베 총리가 출연하는 이 방송은 13일까지 5회에 걸쳐 계속 방송된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