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가 주축이 된 국제 정상회의가 러시아 중부 도시 우파에서 잇따라 열린다. 8~9일에는 제7차 브릭스(BRICS)정상회의, 9~10일에는 제15차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이에는 별도의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다. 올 들어 벌써 두 번째다. 시 주석은 지난 5월 초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2차대전 승전 70주년 열병식 참석을 위해 러시아를 방문,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청궈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양국 정상은 브릭스와 SCO를 포함한 다자 틀 속에서 무역과 인프라 확대 방안과 함께 글로벌 이슈와 지역 이슈에 대한 협력 문제를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특히 SCO가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중국과 러시아의 새로운 협력의 플랫폼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 전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고립될 위기에 처한 러시아는 중국을 끌어들이고 중앙아시아와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유라시아경제연합(EEU)을 통해서는 중앙아시아 지역의 경제공동체 구상을 추진 중이다. 반면 중국은 실크로드 경제벨트를 통해 중앙아시아와 남아시아 지역에 대규모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두 프로젝트가 충돌할 수도 있지만 이미 양국 정상은 지난 5월 정상회담에서 상호 보완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하고 공동 협력 방안을 마련키로 합의한 바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번 정상회의에서 “향후 10년의 SCO 발전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며 “SCO 발전과 함께 실크로드 경제벨트 건설의 연계 방안이 포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CO는 또 2001년 설립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몸집 불리기에 나선다. 신화통신은 인도와 파키스탄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가입 절차를 진행한다고 보도했다. 현재 SCO의 회원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주축으로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이다. 인도와 파키스탄을 비롯해 이란, 아프가니스탄 등은 옵서버로 참여해왔다. 신화통신은 “두 나라의 SCO 가입은 SCO의 위상을 높이고 아시아 지역의 안전을 확보하는 조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밖에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가니스탄 세력 확대 문제도 주요 과제로 논의될 예정이다.
SCO에 앞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에서는 지난해 설립을 선언한 신개발은행(NDB)의 모습이 구체화된다. NDB는 브릭스 5개국이 설립에 합의한 은행으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이 주도하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재편하려는 신흥국들의 의지가 담겨있다. 정상회의 기간에는 연내 출범을 목표로 NDB의 이사회 회원과 임원단(행장 및 부행장 4명)이 확정되고 이사회 의사규칙도 제정된다. 특히 그리스 정부가 지난 5월 러시아로부터 NDB 회원국으로 참여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브릭스 정상 간에 그리스 사태에 대한 논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러시아서 연달아 개최되는 브릭스 SCO
입력 2015-07-07 1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