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아들이요? 이제 그만요!” 펄펄난 농구선수 허웅

입력 2015-07-07 16:36 수정 2015-07-07 17:39
KBL 제공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 나만의 가치를 입증해 보이겠다”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 남자농구 대표팀 가드 허웅(22·동부)이 지난해 프로입단 당시 밝혔던 포부다. 허웅은 6일 동강대 체육관에서 열린 광주 U대회 남자농구 A조 조별 예선 중국과의 경기에서 팀 최다인 15득점(3점슛 3개)으로 활약했다. 허웅이 신인 시절 밝힌 포부처럼 아버지 허재(전 KCC 감독)의 그늘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

허웅은 지난해 한국프로농구(KBL)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5순위로 원주 동부 프로미에 지명됐다. 연세대 3학년을 마친 허웅은 ‘얼리 엔트리’로 대학 동기들보다 일찍 프로에 진출했다. 프로 첫 시즌 동안 허웅은 원주 동부에서 프로선수로서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고 이번 남자농구 U대표팀에 발탁됐다.

신인 드래프트 당시만 해도 허웅은 한 명의 ‘농구선수’이기 전에 ‘허재 아들’로 더 주목받았다. 한국농구 역사에서 아버지 허재 전 감독이 워낙 큰 획을 그었기에 허웅에게는 마치 그 수식어가 당연한 것처럼 여겨졌다. 허웅은 ‘아버지의 그늘’에 가려지지 않기 위해서 묵묵히 자신의 기량을 발전시키는 중이다.

허웅을 향한 농구팬들의 반응도 달라졌다. 허재 전 감독과 허웅을 두고 비교했던 농구팬들은 이제 농구선수 허웅의 가치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예전엔 허웅 얘기가 나오면 꼭 허재 얘기가 ‘1+1’으로 따라다녔지만 지금은 아니다. 허웅의 U대회 활약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오늘 정말 잘했다” “유니버시아드대표를 넘어 국가대표로 성장하길” “항상 발전하는 농구선수 되길 바란다” 등 응원 메시지를 전했다.

허웅은 중국전에서 팬들에게 농구선수로서의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남은 U대회 경기는 허웅이 농구팬들에게 자신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팬들도 허웅이 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나는 그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