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MLB]혈액암 이긴 레스터 첫 안타… 68타수 1안타 타율 0.015

입력 2015-07-07 16:12

혈액암을 이겨냈던 존 레스터(31·시카고 컵스)가 자신의 메이저리그 첫 안타를 기록했다. 데뷔 10년간 66타수 무안타 타율 ‘0’의 행진을 깨트렸다.

레스터는 7일(한국시간) 미국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로 나와 투수가 아닌 타자로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이날 8번 타자로 나선 레스터는 2회 2사 1,2루 찬스에서 첫 타석에 들어섰다. 컵스가 선취점을 얻을 수 있는 기회였지만 관중과 선수들은 레스터에게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레스터는 최다타석 연속 무안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06년 메이저리그 데뷔 이래 단 한 개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타석에 들어선 레스터는 관중들의 예상대로 삼진 위기에 몰렸다. 볼카운트 투 스트라이크. 상대 선발 투수 존 랙키의 3구를 가까스로 커트해 파울을 만들었다. 그리고 4구째인 95마일 패스트볼을 받아쳤다. 이때 행운이 뒤따랐다. 레스터가 쳐낸 타구가 투수 랙키의 종아리를 맞고 굴절돼 내야안타가 됐다. 67타수 1안타 타율 0.015를 기록하게 된 순간이었다.

리글리필드의 관중들은 모두 일어나 레스터의 첫 안타를 축하했다. 안정적인 투구보다 타자로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하지만 5회 두 번째 타석에선 1루 땅볼로 아웃됐다.

레스터는 타자로 나설 기회가 많지 않았다. 2006년 아메리칸리그로 데뷔해 2014년 시즌 종료 후 내셔널리그 컵스(6년 총액 1억5500만달러)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아메리칸리그는 한국 프로야구처럼 투수가 타석에 나서지 않는 지명타자제를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레스터는 암을 이겨낸 사나이로 유명하다, 데뷔하던 해인 2006년 8월 혈악암의 일종인 림프종 판정을 받고 다음해 기적적으로 회복했다.

레스터는 마운드에서 7회 1아웃까지 노히트 행진을 이어나갔으나 수비 실책과 불팬 난조로 팀이 0-6으로 져 패전투수가 됐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