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고을스타,제2의 조국 한국에서 태극마크 달고 금메달 노리는 여자 탁구 전지희

입력 2015-07-07 16:17
<광주유니버시아드 조직위 제공> 왼쪽에서 세번째 전지희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광주U대회) 탁구경기가 열리는 전남 장성 홍길동체육관에서 7일 만난 전지희(23·포스코에너지)는 약간 피곤해보였다. 이틀 전 인천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코리아 오픈에 참가하고 곧바로 광주로 내려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지희는 “괜찮다”고 말했다. “반드시 광주에서 금메달을 따겠다”고도 했다. 그가 제2의 조국인 한국에서 자신의 탁구 인생을 꽃피우려 하고 있다.

여자 탁구 국가대표 에이스 전지희의 원래 고향은 중국 허베이성이다. 이름도 티엔민웨이(田旻?)였다. 지금도 부모님은 그 곳에 살고 계신다.

전지희는 중국에서 탁구를 가르치는 아버지 영향으로 탁구를 접했고, 중국 청소년대표까지 지낼 만큼 유망주였다. 2007년에는 중국 국적으로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아시아청소년선수권 여자 단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탁구 최강국 중국에서 성인 대표팀의 벽은 높았고, 결국 16세 나이에 탁구채를 놓기로 했다.

이때 김형석 포스코에너지 감독이 그를 불러 한국으로 데려왔다. 연습생으로 3년 동안 훈련한 뒤 2011년 일반 귀화 시험을 통과해 한국인이 됐다. 김 감독은 포스코에너지 탁구단을 창단하면서 중국에서 유망주를 찾고 있었다. ITTF 규정에 따라 귀화 후 3년간은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을 수 없었지만 지난해 태극마크를 달고 인천아시안게임 혼합복식 종목에 출전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지희는 “한국이 아니었다면 탁구를 더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국가대표로서 이제 나는 진짜 한국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에서도 막힘없이 한국말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목표는 광주U대회에서 우승한 후 내년 브라질 리우자네이루올림픽에서 사상 처음으로, 귀화 선수로서 한국에 금메달을 선사하는 것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여자 탁구에서 당예서가 동메달을 획득한 게 지금까지 귀화 선수 최고 성적이다. 전지희는 “태극마크를 달고 이번에 두 번째 국제대회에 출전했다”면서 “모든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 내가 한국인인 것을 알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장성=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