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사라질 위기, 하지만 건재한 라디오… ‘장수’의 비결은?

입력 2015-07-07 18:06

라디오는 늘 사라질 위기에 놓인 매체였다. 텔레비전이 등장한 20세기 초반부터 누구나 스마트폰을 갖게 된 지금까지 라디오의 위기는 수시로 언급돼 왔다. 하지만 라디오는 건재하다. 휴대용 라디오나 빈티지 라디오를 찾는 인구가 꾸준히 존재한다. 라디오를 이용하지 않지만 라디오를 듣는 사람들도 많다. 인터넷으로 ‘라디오 듣기 프로그램’을 다운받거나 스마트폰의 ‘라디오 듣기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하면 어디서든 쉽게 들을 수 있다.

라디오 프로그램도 그렇다. 라디오를 들을 수 있는 플랫폼은 다양해졌지만 사랑받는 라디오 프로그램에는 ‘장수’ 프로그램이 많다. 새로운 것 못지않게 오래된 것이 사랑받는 게 라디오다.

가장 오랜 기간 청취자를 사로잡은 라디오 프로그램은 ‘배철수의 음악캠프’(MBC)다. 1990년 3월 15일 첫 방송을 한 뒤부터 지금까지 25년 동안 꾸준히 프로그램을 이어 왔다. 지금껏 DJ나 프로그램 제목이 바뀐 적도 없다.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서 청취자들을 기다려왔다. 오래된 팝송부터 따끈따끈한 신곡까지 세대를 넘나드는 음악을 들려주고 있다.

라디오 청취율 1위 ‘두시 탈출 컬투쇼’(SBS)도 장수 프로그램이다. 첫 방송은 2006년 5월 1일이었다. 초창기에는 DJ 정찬우, 김태균의 거침없는 입담에 “방송이 왜 이러느냐”며 항의를 받기도 했지만 이듬해부터 각종 시상식에서 상을 받을 만큼 인기를 얻었다. 라디오 프로그램으로는 처음으로 공개방송을 시도해 10만명이 넘는 청취자들이 스튜디오를 다녀갔다. 컬투쇼에 나온 ‘웃기는 사연’들을 모은 동영상이 유튜브 등에서 공유되기도 한다.

‘볼륨을 높여요’ ‘굿모닝 팝스’ (이상 KBS) ‘정오의 희망곡' ‘두시의 데이트’(MBC) ‘최화정의 파워타임’ ‘러브 FM' (SBS) 등도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다. 한 라디오 PD는 “매일 청취자와 만나고 청취자들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면서 삶을 공유하는 게 라디오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