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의 수입 자동차 임대사업에 투자하라고 속여 155억원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수입차량 임대사업에 투자하면 높은 이자를 주겠다고 7명을 속여 약 155억원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박모(30)씨를 구속하고 하모(35)씨 등 공범 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하씨 등은 여윳돈이 있는 자영업자와 가정주부 등에게 접근해 여러 대의 고가 외제차를 보여주며 자신들이 수입차량 임대사업을 하고 있다고 속였다. 이들은 사업에 투자하면 매월 5∼10%의 높은 이자를 주고 차량도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꼬드겼다.
이들이 보여준 것은 정상적으로 명의 이전이 되지 않은 대포 차량들이었다. 이를 몰랐던 투자자들은 박씨 등에게 수차례에 걸쳐 거액을 투자했다. 하씨 일당은 처음 몇 달간 받은 투자금 일부를 이자 명목으로 지급하는 식으로 믿음을 준 뒤 더 많은 투자를 받아내는 수법을 썼다. 실제 이들은 받아챙긴 155억원 중 80억원가량을 이자 명목으로 투자자들에게 다시 지급했다. 하씨 일당은 투자 규모를 키운 투자자들을 “담보로 줬던 수입 차량도 고객들에게 임대해 수익을 나눠주겠다”고 속여 차량을 돌려받은 뒤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하씨 등은 또 투자한 원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말한 투자자 김모(32)씨 등 2명을 폭력조직 등을 동원해 집단 폭행해 코뼈를 부러뜨리기도 했다.
이들은 경찰 수사를 피하려고 돈을 30개 차명계좌로 분산시킨 뒤 입·출금을 반복해 자금 추적을 피했다. 대포 휴대전화와 대포 차량을 수시로 교체해 사용하는 치밀한 모습도 보였다. 또 형사처벌을 피하기 위해 이자를 수시로 지급하는 식으로 투자자들과 금전 거래가 많았던 것으로 위장해 사건을 민사사안으로 꾸미기도 했다.
하씨 일당은 이렇게 해서 얻은 이익을 강남 유흥가와 강원도 정선 카지노 등을 전전하며 탕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
“고급 수입차 임대사업 투자하세요” 대포차로 투자자 속여 155억 가로챈 일당 검거
입력 2015-07-07 1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