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위기] “남북 유럽인 반목, 2차대전 이후 최고”

입력 2015-07-07 13:26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AFP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독일 집권당 정치인이 유럽의 분열과 그리스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그리스가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에서 탈퇴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독일 기독민주당(CDU) 소속 클라우스 페터 빌슈 하원의원은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기고한 글에서 “북유럽 국가들 사이에서는 게으른 남유럽 사람들에 대한 이미지가 퍼졌고, 남유럽 사람들은 다른 국가들이 그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한다고 느낀다”면서 “구제금융이 시작되고 나서 지난 5년간만큼 유럽 사람들이 서로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적은 2차대전 이후 한 번도 없었다”며 고 말했다.

빌슈 의원은 “유럽연합(EU) 규정에도 없는 구제금융 지원으로 유럽의 상황은 오히려 악화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경기가 안 좋은 국가가 위기에서 벗어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변동환율로 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임에도 독단적으로 유로를 고집하면서 그 기회를 잃고 있는 것”이라며 “그리스를 구제할 유일한 방법은 유로존 탈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나든 남든 그리스는 개혁의 필요성을 피해가진 못할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사고방식을 바꿔 한 나라의 곤경에 다른 나라들이 책임질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국민이 이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귄터 외팅어 EU 독일 집행위원은 독일 일간 빌트에 “병용통화를 도입하는 파산국가는 단일통화를 쓰는 국가연합에 맞지 않다. 그리스는 유로존에 속해있지만, 유로는 거의 없는 진기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사실상 그렉시트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그는 “국민투표는 시민들이 행동에 나서게 하는 계기가 됐지만, 그리스가 파산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면서 “그리스에 의약품과 생필품, 석유, 가스가 너무 부족해지지 않도록 지원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