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칼럼]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

입력 2015-07-07 11:55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영국의 수상 윈스턴 처칠이 남긴 말입니다. 역사 즉 과거를 통해 우리는 현재의 문제에 대한 모범답안을 찾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의 모습은 어떨까?

최근 메르스 때문에 온 나라가 한바탕 홍역을 치뤘습니다. 초기 대응에 실패한 것이나 컨트롤타워도 없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꼭 작년 세월호 사고 때와 닮았습니다. 세월호 사고나 메르스 사태 모두 불가항력의 재해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만든 인재라고들 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조금만 노력하고 주의를 기울였다면 막을 수 있는 재해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런데 오래전도 아닌 바로 작년, 세월호 사건 이후 국가 재난 컨트롤타워인 ‘국민안전처’를 신설하고 재난에 대한 ‘매뉴얼’을 다시 점검한다고 했는데 올해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과연 우리는 재난에 대비해 그동안 무엇을 준비했는가 의문이 듭니다.

돌이켜보면 정부는 매번 이런 재해를 겪을 때마다 대책을 내놓고 다시는 이런 불행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겠노라 호들갑을 떨지만 새로운 재해가 발생하면 결국 아무런 대책도, 변한 것도 없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런 반복적인 재난은 누구의 책임일까?

저는 성서에서 그 답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구약 성서 중 예레미아 애가는 예루살렘이 바빌로니아에게 함락당한 것을 애도하는 다섯 편의 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 특별하게 선택된 민족인 이스라엘은 왜 바빌로니아에 의해 짓밟혔을까? 예레미아 애가는 하나님보다 외세에 의존하려 했던 왕과 지도자들의 무능, 사람들에게 거짓 평안을 외친 선지자들과 탐욕스러운 제사장들, 그리고 하나님의 뜻을 무시하며 살아온 백성들의 죄 때문이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결국 지도자의 무능과 타락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지 성경은 분명하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요즘 같은 위기의 시대에 우리는 어떤 지도자가 필요할까? 이에 대한 대답 역시 애가의 마지막 부분에 나옵니다. "여호와여 우리를 주께로 돌이키소서. 그리하시면 우리가 주께로 돌아가겠사오니. 우리의 날들을 다시 새롭게 하사 옛적 같게 하옵소서"

올해로 삼풍백화점이 무너진 지 20년이 됩니다. 이젠 잊을 때도 되었지만 그때의 생존자와 희생자들의 가족, 구조를 했던 소방관들은 아직도 그날을 생생하게 기억하며 아파하고 있습니다. 작년의 세월호 사건도 올해의 메르스 사태도 아직 끝나지 않은 재앙입니다. 지도자가 무능하면 언제 또 사랑하는 가족을 잃을지 모릅니다. 부디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들이 항상 깨어 있고, 주께로 돌아가 다시는 이 땅에 불행이 일어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 대전 서구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