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가 더운 게 비밀?” FIFA 황당 징계에 비난 빗발

입력 2015-07-07 11:35
제프 블래터 / 국민일보 DB

국제축구연맹(FIFA)이 2022년 월드컵 개최국 선정 과정에서 카타르의 더운 날씨를 지적한 간부에게 중징계를 내렸다. 비밀유지 의무위반이 사유였다. 세계 축구팬들은 “카타르가 더운 게 FIFA에서는 비밀이냐”며 비난했다.

7일 AFP 통신에 따르면 FIFA 윤리위원회는 축구행정가 해롤드 마이네 니콜스에게 7년간 자격을 박탈하는 징계를 내렸다. 마이네 니콜스는 칠레 출신 FIFA 간부다. 윤리위원회는 “마이네 니콜스가 앞으로 7년 동안 각국에서 축구와 관련한 어떤 활동도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니콜스가 위반한 규정에 대해서는 “비밀유지 의무위반”이라고만 했을 뿐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마이네 니콜스는 2022년 월드컵 개최국 선정 과정에서 현지 평가위원장을 맡았다. 평가위원회는 유치 신청국들 가운데 카타르에 최저점을 매겼다. 중동의 더운 날씨는 월드컵에 부적합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카타르는 2010년 12월 FIFA 총회에서 월드컵 개최권을 확보했다. 아시아에서 두 번째이자 중동에서는 처음으로 유치한 월드컵이다. 카타르는 그러나 여름 최고기온이 50℃까지 치솟는 중동에서 월드컵을 치를 수 없다는 축구계 안팎의 반발 여론까지 불거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FIFA 관계자들에게 뇌물을 건넸다는 의혹도 이 과정에서 나왔다.

마이네 니콜스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까지 고려하고 있다. 마이네 니콜스는 트위터에 “FIFA 윤리위원회가 적법한 절차도 없이 징계를 발표했다”며 “CAS에 항소하겠다”고 적었다. 마이네 니콜스의 트위터에는 지지 의사를 밝힌 세계 축구팬들의 멘션도 이어졌다. 뇌물 스캔들에 휩싸인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의견도 있었다.

축구팬들은 “카타르가 더운 게 FIFA에서는 극비사항인가” “블래터는 축구팬들을 바보로 여기는 것 같다” “FIFA를 완전히 개혁해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