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각고의 노력으로 이뤄낸 바르셀로나 B팀 승격

입력 2015-07-07 12:17

스페인 스포츠 신문 ‘문도 데포르티보’는 지난해 1월 FC 바르셀로나의 특급스타 리오넬 메시(28·170㎝·72㎏)와 가장 닮은 선수로 이승우(17·170㎝·60㎏)를 지목했다. 이승우는 메시를 쏙 빼닮았다. 키는 작지만 발이 빠른다. 드리블과 탈압박 기술과 킬러 본능도 뛰어나다. 이승우의 꿈은 메시와 함께 성인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맘껏 뽐내는 것이다. 각고의 노력 끝에 이제 그 꿈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이승우의 국내 메니지먼트사인 ‘팀트웰브’는 지난 6일 “바르셀로나 후베닐A에서 뛰던 이승우가 성인팀인 바르셀로나 B팀 승격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체력 훈련을 해 온 이승우는 8일 출국해 13일부터 B팀 훈련에 합류한다. B팀은 바르셀로나의 2군으로, 주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선수들이 뛴다. 메시도 지금은 사라진 C팀과 B팀을 거쳐 2004년부터 1군에 데뷔했다. 카를레스 푸욜(37·은퇴)과 사비 에르난데스(35·알 사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1·바르셀로나) 등도 B팀에서 경험을 쌓아 1군에서 입지를 다졌다.

성인 프로 경기를 소화하는 B팀의 수준은 높았다. 그러나 최근 1군의 선수층이 두터워진 바람에 B팀에서 승격하는 경우가 드물어졌다. 그러다 보니 유망주들이 잇따라 임대를 떠나 전력이 약해졌다. 결국 B팀은 지난 시즌 2부 리그에서 최하위에 그쳐 강등됐다. 이 때문에 바르셀로나 구단은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승우를 B팀에 긴급 수혈했다. 이승우는 내년 봄이나 늦어도 여름에 B팀으로 승격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승우는 2016년 1월 7일 징계가 풀리면 3부 리그에서 뛸 예정이다.

이승우는 B팀에서 살아남아 정글 같은 1군에 오를 수 있을까? 지금까지 해 온 대로 한다면 불가능할 것도 없다. 이승우는 만 13세이던 2011년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에 입단했다. 처음 들어간 팀은 13~14세 유소년 선수들이 뛰는 인판틸 A였다. 이승우는 낯선 곳에서 외로움을 탈 시간조차 없이 훈련에 매진했다. 덕분에 다른 선수들보다 먼저 다음 단계로 올라섰다. U-15~16세 선수들이 뛰는 카데테 입단이 빨랐고, U-17~18세 선수들이 뛰는 후베닐에도 먼저 올라갔다.

이승우는 ‘축구천재’라는 별명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다른 선수들보다 체구가 작은 이승우는 지지 않으려고 훈련하고 또 훈련했다. 특히 피지컬을 향상시키기 위해 사투를 벌였다. 이런 노력이 있었기에 이승우는 구단으로부터 인정을 받았고, 마침내 B팀에 입성하게 된 것이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