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차 후 사고당한 승객 외면한 버스기사 ‘도주’ 혐의 유죄

입력 2015-07-07 07:40

하차 직후 교통사고를 당한 승객을 그대로 놔두고 다음 정류장으로 출발한 마을버스 운전기사가 도주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단독 김민정 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도주차량) 혐의로 기소된 버스운전기사 한모(67)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한씨는 지난해 9월 퇴근시간 운행 중 차량 정체가 극심하자 정류장에서 10m쯤 못미친 곳에서 뒷문을 열었다.

당시 버스 우측 뒤편으로 오토바이가 달려오고 있었다. 가장 먼저 내린 승객이 오토바이에 치여 앞문까지 밀려왔다.

한씨는 치인 승객과 오토바이 기사가 서로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후속조치가 이뤄졌다고 생각하고 그대로 출발했다.

그러나 오토바이는 그 길로 줄행랑쳤고 결국 승객이 직접 경찰에 신고해 병원으로 실려갔다. 승객은 오른쪽 발 골절 등 전치 5주 진단을 받았다.

검찰은 한씨가 후방을 잘 살피고 인도 변에 바짝 붙여 승객을 내려주거나 오토바이가 지나간 뒤 문을 열었어야 했다며 한씨를 기소했다.

특히 검찰은 승객이 오토바이에 치인 걸 본 이후에도 차를 멈추고 승객을 돕는 등 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했다고 봤고 법원도 역시 같이 판단했다.

김태희 선임기자 t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