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복기를 지나서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이 발병할 수 있음을 보건 당국이 처음 인정했다. 메르스 사태는 큰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 삼성서울병원의 의료진 추가 감염이 막바지 변수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6일 “186번 환자(50·여) 역학조사 결과 지난달 29일 삼성서울병원 외래 방문 당시 감염됐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이어 “남편인 132번 환자(55)를 통한 가족 감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한다”고 덧붙였다.
남편에게 옮았다면 잠복기인 14일을 훌쩍 넘겨 21일 만에 증상이 나타난 게 된다. 남편인 132번 환자는 지난달 12일부터 격리됐고, 아내인 186번 환자는 지난 2일 증세가 시작됐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은 “예외적으로 그런 사례가 있을 수 있다”면서 “이 분(186번 환자)이 지난달 말 항암치료를 받아 면역력이 떨어져 잠재돼 있던 바이러스가 발병하지 않았나 하는 게 임상 소견”이라고 말했다. 그간 잠복기 논란이 여러 차례 있었으나 당국은 14일 잠복기 내 발병 원칙을 고수해왔다. 병원 밖 가족 간 감염 가능성을 인정한 것도 두 번째다.
서울 한림대강동성심병원과 강릉의료원은 7일 0시를 기해 집중관리병원에서 해제됐다. 보건 당국 관계자는 “큰 고비를 넘겼다는 판단에 의견을 같이 하지만 여전히 감염경로가 확실하지 않은 경우가 있고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의 감염 가능성이 남아 있어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추가 환자는 나오지 않았다. 전날 1명이 완치 판정을 받아 퇴원자는 117명으로 늘었다. 격리 대상은 907명이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보건 당국, 잠복기 지난 메르스 발병 처음으로 인정
입력 2015-07-06 1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