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엎친 한국 경제, 이번엔 그리스가 덮쳤다… KDI “성장세 둔화 가능성”

입력 2015-07-06 13:16 수정 2015-07-06 14:04
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그리스 사태로 대외 불확실성이 당분간 높아질 수 있고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의 부정적 여파로 경제 성장세는 약화됐다”고 밝혔다.

KDI는 이날 ‘7월 경제동향’에서 “유로존의 완만한 경기회복세가 유지되는 한 그리스 사태로 우리나라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지만 사태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대외 불확실성은 당분간 높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그리스는 지난 5일 채권단의 구제금융 협상안 수용 여부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했으며 압도적인 표차로 반대로 결정됐다.

연구원은 그리스의 채무불이행이 발생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확대됐지만 2012년 그리스의 구제금융 당시보다 안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리스에 대한 우리나라의 총 익스포저(손실 위험에 노출된 금액)가 크지 않고 글로벌 유동성이 충분한 상황에서 유로존 은행들이 국내 투자를 급격하게 회수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연구원은 밝혔다.

하지만 앞으로 그리스와 관련한 불확실성의 확대가 주기적으로 반복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KDI는 또 민간소비에 대한 메르스의 부정적 여파로 전반적인 성장세가 약화된 것으로 판단했다. 메르스의 부정적 영향은 재화 소비보다는 서비스 소비에 집중됐다. 6월 중 백화점(전년 동월대비 -10.1%)과 할인마트(-8.5%)의 매출 부진은 온라인(13.4%), 슈퍼마켓(5.0%)의 매출액 증가로 대부분 상쇄됐지만 같은 달 숙박업, 여행사, 문화·여가, 병·의원에서 신용카드 승인액은 크게 감소했다고 연구원은 밝혔다.

연구원은 신종플루 및 세월호 참사의 경험에 비춰볼 때 관광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의 회복이 다소 지연될 가능성이 있지만 메르스가 우리 경제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 부진 상황도 우려스러운 부분으로 지목했다. KDI는 수출의 경우 6월 중 하루평균 기준으로 비교적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광공업 생산 및 출하 부진이 이어지면서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올해 중 가장 낮은 73.4%까지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