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자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사와 호마레(37·고베아이낙)의 마지막 월드컵이 준우승으로 마무리됐다.
사와는 15세의 나이에 국가대표에 발탁돼 A매치 202경기에 출전 83골을 기록했다. 사와는 1995 스웨덴월드컵을 시작으로 캐나다월드컵까지 남여선수를 통틀어 처음으로 월드컵에 6회 연속 출전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다섯 번째 참가한 2011 독일월드컵에서는 일본의 우승과 함께 골든볼(MVP)과 최다 득점(5골)으로 골든부트(득점왕)를 차지하며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같은 해 아시아선수로는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 발롱도르를 수상하며 아시아뿐 아니라 여자축구의 세계적 스타로도 떠올랐다.
당시 은퇴를 앞둔 나이였던 사와는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누출 사고로 실의에 빠진 일본 국민에게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을 선보이며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었다.
사와는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아시안컵’ 이후 일본여자축구대표팀을 떠났다. 그러나 캐나다월드컵을 앞두고 최종명단에 다시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지난 5월 일본 마루가메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친선전에서 일본의 1대 0승리를 이끌었다. 37세의 나이로 1년 만에 대표팀에 돌아온 그는 복귀 경기에서 골을 터트리며 베테랑의 면모를 과시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공식 홈페이지에 사와와의 인터뷰를 독점으로 전하며 “사와는 설명이 필요없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사와는 월드컵을 앞두고 항상 “이번이 내 마지막 월드컵이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내 마음과 몸이 허락하는 한 축구를 오래 하고싶다”고 밝혔다.
일본은 6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의 BC플레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전반전에만 4골을 내주며 고전했다. 전반 31분 사사키 노리오 일본 감독은 4년 전 미국과의 결승전 동점골의 주인공 사와를 투입했다. 하지만 미국이 5대 2로 승리하며 사상 최초로 세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일본여자축구대표팀은 월드컵 2연패의 위업은 달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37세의 나이에 최선을 다한 사와에게 팬들은 환호를 보내고 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일본의 축구영웅 사와 호마레의 아름다운 도전
입력 2015-07-06 1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