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들판 용변 부끄럽다”… 인도 10대女 화장실 없어 자살

입력 2015-07-05 17:06
인도의 고질적인 사회 문제의 하나인 화장실 부족이 결국 비극적 사건을 낳았다.

인도 동부 자르칸드 주 둠카 지역 한 마을에서 최근 17세 소녀가 집에 화장실이 없어 들판에 나가 용변을 봐야 하는 수치심 때문에 스스로 목매 숨졌다고 인도 NDTV가 5일 보도했다.

인도의 올해 경제 성장률은 7.5%로 중국의 성장률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번 사건은 이런 경제 성장에서 소외된 농촌의 현실을 보여준다.

이 소녀는 부모에게 야외에서 용변을 보기 부끄럽다며 여러 차례 집안에 화장실을 만들자고 얘기했다.

하지만 운전으로 어렵게 생계를 유지하는 그의 부모는 “우리는 가난하고 네 결혼 비용을 모으는 게 우선”이라고 말하며 그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현지 경찰은 소녀가 숨지기 전에도 화장실 설치 문제로 부모와 말다툼을 했다며 ‘비극적 사건’이라고 밝혔다.

인도 내무부 자료에 따르면 도시 지역에서는 집에 화장실이 없어 야외나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는 가구가 18.6%에 달하며 농촌은 무려 69.2%나 된다.

숨진 소녀가 사는 자르칸드 주의 농촌은 92.4%의 가구가 집에 화장실을 갖고 있지 않다.

이 때문에 인도의 가난한 시골 여성들은 혼수로 화장실을 마련해 가는 것이 필수일 정도다. 그동안 화장실 부족은 불편함은 물론 야외서 용변 중에 강간을 당할 위험에도 노출되는 등 문제점이 지적돼왔다.




김태희 기자 t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