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

입력 2015-07-05 17:28
마잉주 총통이 4일 항일전쟁 참여 노병에게 훈잔을 수여하는 모습. 중앙통신사

대만이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을 열었다. 대만에서는 처음이다. 오는 9월 중국에서 개최되는 항일전쟁 및 2차대전 종전 70주년 열병식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만 중앙통신사는 4일 오전 대만 북서부 신주현 소재 육군기지 안에서 거행된 열병식에는 3800여명의 장병과 장갑차와 아파치 헬기 등 350기 이상의 군 장비들이 참여했다고 전했다. 특히 항일전쟁에 참여했던 노병 120명이 열병식에 참여했고, 마잉주 총통은 10명에게 직접 항전승리기념 훈장을 수여했다. 마 총통은 “역사와 마주하고 있는 이 순간 진실은 단 하나”라며 “8년간의 항일전쟁은 중화민국 정부 주도로 이뤄졌으며 전쟁에서 승리한 것은 장제스(당시 국민당 주석) 지도 아래 군인들과 시민들이 용맹하게 싸운 결과”라고 밝혔다.

일본군이 1937년 중국을 침략한 이후 중국의 항일 전쟁을 주도한 것은 국민당 정부였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 정부는 항일전쟁에서 공산당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만에서는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최근 국민당 원로인 하오보춘 전 대만 행정원장은 “항일전쟁에서 (국민당이) 전면에서 싸운 것은 95%, (공산당이) 적 후면에서 싸운 것은 5%에 불과하다”면서 “(중국이) 1949년 이전의 역사에 대해 숨기고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홍콩 주둔 중국 인민해방군이 사상 처음으로 이날 ‘홍콩 가디언-2015C’라는 이름으로 실시된 연합훈련 과정을 대외에 공개했다. 지난 1일 중국이 새로운 ‘국가안전법’을 만들면서 홍콩에 대해서도 ‘국가안전 책임’을 명시한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5일 “이번 훈련 공개는 홍콩 독립에 대한 기대를 단념시키고 홍콩 문제에 개입하려는 외국 세력에게 힘을 과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