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30원 인상안에 네티즌 와글와글…점주·알바 첨예한 대립

입력 2015-07-05 15:43

최저임금을 놓고 인터넷에서 논쟁이 벌어졌다. 노동자측(노동계)이 제시한 8400원은 경기불황에 과하다는 입장과 사용자측(경영계)이 제시한 5610원은 물가 상승률과 비교해 현저하게 낮다는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지난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9차 전원회의에서는 최저임금 수정안이 공개됐다. 노동자측은 기존 1만원에서 1600원 내린 8400원을 제시했고 사용자측은 기존 동결 입장에서 30원 인상한 5610원을 내놓았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오는 6일과 7일 양일간 협의해 2016년 최저임금을 결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격차가 커 협상이 난항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최저임금안의 최종 결정 시점이 예정보다 늦어질 수도 있다.

이 같은 소식에 네티즌 사이에서 논쟁이 가열됐다. 대부분 임금 근로자이거나 이를 희망하는 네티즌들, 다시 말해 사용자 측은 경영계가 내놓은 30원 인상안을 비판했다.

한 네티즌은 토론 게시판에 ‘최저임금 30원 인상? 욕 나오네!’라는 제목으로 최저임금위원회의 협상 과정을 정리해 올리면서 경영계가 내놓은 인상안을 비난했다.

이 네티즌은 “노동계의 최저임금 수정안은 지난해 보다 50.5% 오른 8400원인 반면 경영계가 낸 최저임금 수정안은 지난해 보다 0.5% 올린 5610원을 제시했다”고 적었다.

아울러 “0.5%의 인상안이 어처구니없어 검색해 봤다”며 국내 물가 인상률을 정리했다.

그는 “버스비 인상 400원, 상하수도 요금 줄줄이 인상, 치킨 값과 같은 식료품은 많게는 2000원씩 올리기도 했다”고 적었다. “밀가루 값 올랐다고 올리는 과자, 사료 값 올랐다고 올리는 우유 값은 언급할 필요도 없다”고 적은 이 네티즌은 “인상했다 하면 10%~30%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최저임금은 0.5%? 30원?”이라며 비꼬았다.

이 게시글에는 하루 사이에 백건이 넘는 댓글이 달렸다. 댓글은 이 글을 공감하는 노동자들과 이 글을 비판하는 사용자들로 나뉘어 첨예하게 대립하는 양상을 보였다.

“교통비 10%로 인상됐는데 최저임금도 10%는 올라야 하지 않냐?” “최저임금 올리면 영세 자영업자 망한다고 엄포를 놓지만 최저임금이 오르면 치킨 한 마리 시킬 거 두 마리 시키니 전혀 망할 일 없다” “담배는 80% 인상도 쉽게 하더니 최저시급 올리는 건 왜 이렇게 어렵냐?” “차라리 동결안을 내놓지 기분 나쁘게 30원이 뭐냐?” “최저임금 오르면 물가 오른다고 반대하는데 최저임금 안 오르면 물가 안 오르냐” “주 40시간에 한 달 4주로 계산 할 경우 월 4800원 오르는 게 말이 되냐” 등의 공감 댓글이 이어졌다.

반면 비난 댓글로는 “주휴수당이 월급에 포함되면 실제 시급은 6700원이며, 30원 올라도 6700원이 넘게 돼 자영업자들은 더욱 영세해 진다” “젊은 사람들은 최저임금이 많이 올라야 되겠지만 나이 먹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 아파트 경비를 해서 아내와 겨우 먹고 사는 경우 최저임금이 오르면 또 몇 명이나 퇴직해야 되나 싶어 불안하다”등이 있었다.

이 밖에도 “전기 수도 등 모든 물가 내리고 시급도 내려라” “국회의원도 열정페이 해라” “최저임금 30원 인하하고 물가도 내렸으면 좋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