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대통령 식민지로서 국회와 정치 민낯 드러나고 있다”

입력 2015-07-05 10:53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7월 6일은 국회 독립과 국가권력구조 정상화의 첫날이 되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천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대통령의 식민지로서 국회와 정치의 민낯이 드러나고 있습니다”라며 “대통령의 한 마디에 여당 의원들은 자신이 뽑은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합니다”라고 밝혔다.

천 의원은 “부총리는 당정회의에 원내대표를 제외하는가 하면, 국회의장은 MIKTA(5개 중견국 협의체) 국회의장단 대통령 접견에서 배제되었습니다”라고도 했다.

그는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자체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라며 “민주주의의 핵심가치인 삼권분립은 입법부의 권한 뿐 아니라 행정부의 권한도 보장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천 의원은 “국회입법조사처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 또한 건국 이래 대통령이 총 2566건의 법률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라며 “우리는 이번이 73번째라 하니 그 횟수가 많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문제는 대통령이 입법부와 정당을 식민지로 여겨 부당한 외압을 행사하는 것입니다”라며 “ 이번 박 대통령의 처사나 새누리당 의원들의 굴복도 박정희 대통령 이래 계속되어온 한국정치의 오랜 식민지배-종속관계의 관행에 따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천 의원은 “그러나 이것들은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해 3권분립과 3부 간의 견제와 균형을 핵심가치로 하고 있는 헌법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일입니다”라고 말했다.

천 의원은 “이제 국회법을 재의하기 위한 본회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라며 “우리는 반헌법적이고 후진적인 관행에서 벗어나 3권분립의 원리에 따라 국가권력구조를 정상화시켜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천 의원은 “이번 본회의는 국회가 대통령의 부당한 압박 등으로부터 독립하여 진정한 국민의 대표기관으로 거듭날 절호의 기회입니다”라며 “이번에 입법부의 독립적 위상을 확립한다면 한국 정치는 획기적 발전의 전기를 맞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천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께 간곡히 건의합니다. 국회와 정당에 대한 부당한 외압을 행사하는 일을 중단하고, 헌법과 법률, 상식에 의해 움직이는 국회를 만드는 데 협조해 주십시오”라고 요청했다.

그는 “오랜 기득권을 포기하는 일이 고통스러울지라도 한국 정치의 획기적 발전에 기여한다는 대국적 차원에서 ‘비정상의 정상화’에 앞장서 주시기를 기대합니다”라고 당부했다.

천 의원은 “새누리당의 의원들께도 요청합니다”라며 “대통령의 부당한 간섭을 일축하고 국회법 재의의 표결에 참여하여 헌법이 보장한 국회의원의 권한을 책임 있게 행사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다가오는 7월 6일 국회법 재의와 의결이 대통령의 국회에 대한 식민 지배를 끝내는 동시에 한국정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회복하는 첫걸음이 되기를 바라며, 국민 여러분의 큰 관심과 성원을 부탁합니다”라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