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이 2009년 발생한 신종플루는 사회적 이슈나 건강 문제로 인식했지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은 정치적인 이슈로 접근하는 경향이 강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는 국민들이 주고받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자주 언급된 단어를 분석한 결과이다.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는 언론보도 등을 통해 메르스 병원 정보가 공개되기 전 SNS에서 먼저 정보가 전파된 흔적도 발견됐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은 서울대 의과대학 국민건강지식센터 지원을 받아 유행병이 돈 기간 SNS에서 언급된 글의 내용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5일 밝혔다. 연구팀은 신종플루의 경우 2009년 4월28일부터 9월2일까지 생산된 블로그 글을, 메르스는 올해 5월20일부터 지난달 18일까지 트위터 글을 조사했다.
비교 대상을 달리한 것은 유행하는 SNS가 2009년에는 블로그, 올해는 트위터로 시기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신종플루와 연관해 가장 많이 블로그에서 언급된 인물은 박승철 전 국가신종인플루엔자대책위원장(255건)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 뒤로 의사인 김우주씨(214건), 전재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206건), 이종구 전 질병관리본부장(187건) 등 순이었다. 정치인인 노무현 전 대통령(182건·5위), 이명박 전 대통령(181건·6위), 오바마 미국 대통령(134건·7위), 권양숙 여사(109건·10위)는 10위 안에 들었으나 상위권에 오르지는 못했다.
반면 메르스와 관련해 트위터에서 가장 빈도 높게 등장한 인물은 박근혜 대통령(14만1439건)과 박원순 서울시장(11만9493건)이었다. 박 시장이 정부가 메르스 관련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운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그 다음으로는 이재명 성남시장(3만8726건), 황교안 총리(2만7414건), 노무현 전 대통령(2만3203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2만968건) 등이었다. 그밖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1만7410건·8위),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1만1206건·10위) 등도 등장해 10위권 안에 든 인물 중 8명이 정치와 관련된 인물이었다.
관련 전문가나 관료로는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2만9건으로 7위를, 김영진 전북군산의료원장이 1만1672건으로 9위를 차지했을 뿐이다.
인물 외에 언급된 단어를 분석해도 이와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신종플루의 경우 연구팀이 설정한 50개의 범주 중 많이 나타난 것은 예방(1만3078건)과 백신(1만624건)이었으나 메르스는 환자(56만5683건), 정부(30만6430건) 순이었다.
신종플루 때는 감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질병 등 질병 자체와 관련된 범주의 단어가 많았던 반면 메르스의 경우에는 대응, 대통령, 격리 등 관리정책과 관련된 단어가 자주 등장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
“메르스, 신종플루 때와 달리 정치적 이슈로 인식돼”
입력 2015-07-05 1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