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전자전 훈련장비(EWTS) 납품 사기에 당시 SK C&C 공공·금융사업부문장이었던 정철길(60) SK이노베이션 대표가 연루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은 이규태(65·구속기소) 일광공영 회장과 공모해 1100억원대 EWTS 납품 사기를 저지른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정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5일 밝혔다.
합수단에 따르면 정 대표는 2009~2012년 이 회장과 짜고 EWTS 통제·주전산장비(C2) 소프트웨어의 연구개발을 수행해 국산화한 것처럼 속인 혐의를 받고 있다. SK C&C는 일광공영이 주도한 EWTS 사업의 국내 협력업체였다. 핵심 소프트웨어의 국산화를 맡았다. 하지만 SK C&C는 국내 협력업체 선정 조건으로 하청대금의 32%를 일광공영이 지정하는 업체에 재하청한다는 이면계약서를 이 회장과 체결한 상태였다.
SK C&C는 이면계약을 체결하면서 C2 연구개발에 대한 ‘면책'을 확약받았다. C2를 국산화하지 않아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결국 EWTS의 국산화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핵심 소트프웨어 국산화를 조건으로 대폭 증액된 사업비는 일광공영과 SK C&C 등 협력업체의 수익으로 돌아갔다. 합수단은 정 대표가 해당 사업의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 C2 연구개발 면책과 관련한 이면약정을 주도한 것으로 판단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공군 납품 사기 혐의’ SK 이노베이션 정철길 대표 기소
입력 2015-07-05 1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