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청순 미모 여성?...딱 굶어죽기 좋은 여성상”

입력 2015-07-04 17:23

과거 북한은 '소극적, 낯가림, 쑥스러움' 등과 같이 여성스러운 면을 강조하는 것을 올바른 여성의 기준이라고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북한전문매체인 뉴포커스가 4일 보도했다.

한 여성 탈북자는 "예전에는 남성들 또한 조용하고 참한 여성을 선호했다"면서 "현재 북한 여성이 그렇게 살다가는 굶어죽기 딱 좋다"고 말했다.

이 탈북자는 "장마당이 활성화되기 시작하면서 남들보다 더 많은 물건을 팔기 위해서는 붙임성도 있어야하고 소리도 지를 수 있어야 한다. 또 낯짝도 두꺼워서 거래도 잘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현재 북한 여성의 기준"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결혼 상대로서 억척스럽고, 강인하고, 전투적인 여성상이 오히려 낫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에는 '시집가기 전 여성은 300%'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가사와 직장, 남편에게 각각 100%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다. 과거에는 북한 여성들이 300%라는 말을 당연하게 여겼다.

또다른 여성 탈북자는 "지금은 300%라는 말에 강한 거부감을 갖는 여성들이 많다. 과거에 의미하던 300%가 장마당 300%로 바뀌었다"면서, "가사와 남편을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무조건 장사를 해서 돈을 벌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요새는 시집갈 처녀에게 300%라는 말은 꺼내지도 않는다. 그냥 '여자는 무조건 생활력이 강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고 밝혔다.

또 한명의 여성 탈북자는 "아직까지도 북한에서 예전에 해왔던 것처럼 남편만 믿고 사는 여성들도 있다. 그러면 정말 살기가 어려워진다"면서, "한국에서는 흔히 '고지식하다'라고 표현하는데 부모세대에 배운 습관 그대로 가사, 직장, 남편 각각 100% 나눠서 생활하다가는 그야말로 아사를 기다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의 화폐로만 보면 300%씩 물가가 오르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데, 300%를 장마당에 '올인'해도 모자라는 것이 북한의 현재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한국에서는 청순한 이미지의 여성이 새롭게 급부상하고 있지만 북한에서는 말 그대로 '굶어죽기 딱 좋은 여성상'인 셈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