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도 정치의 문제다” 천정배 “DJ.노무현도 반복지세력 탓에 과감한 정책 못폈다”

입력 2015-07-04 17:13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복지야 말로 정치문제입니다”라고 정의했다.

천 의원은 “우리가 오늘 누리는 복지 수준은 한정된 재원을 어디에 먼저 투자할 것인가 놓고 여러 세력간에 경쟁한 결과물입니다”이라고 규정했다.

천 의원은 “셰리 버먼의 <정치가 우선한다>나 홍기빈의 <비그포르스, 복지 국가와 잠정적 유토피아>를 보면 복지국가는 정치적 상상력 산물이면서 동시에 여러 세력간의 많은 타협과 합의의 결과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천 의원은 “다른 말로 하면 정해진 답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라며 “따라서, 서구 복지국가들이 제시한 길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다고 봅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의 현실에 맞는 길을 선택해야 하고, 그 길도 우리나라 친복지 정치세력의 정치적 역량만큼 갈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천 의원은 “지금의 복지수준에 도달하는데는 민주정부를 이끌었던 김대중 노무현 두 대통령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김대중 대통령은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4대보험의 틀을 잡았고, 국민기초생활보장제를 도입했습니다”라며 “노무현 대통령 임기 중에 복지예산의 비중이 크게 늘었고, 사회보험, 보육, 노인과 장애인 복지에서 진전이 있었습니다”라고 소개했다.

천 의원은 “그러나, 실제 성과를 냉철히 평가하자면 아쉬운 대목이 적지 않습니다”라며 “IMF가 강요한 구조개혁 탓도 있지만 민주정부하에서 불평등이 개선되지 않고 더 심해졌습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경상소득 기준의 절대빈곤율이 1996년 3.09%에서 2006년 11.6%로 꾸준히 올랐습니다”라며 “ 물론 뒤이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하에서 불평등의 수준이 가파르게 올라간 것은 굳이 말씀드릴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천 의원은 “민주정부의 복지정책이 그 이전과 비교해 상당한 개선을 이룬 것은 사실이지만 큰 전환을 이룬 것은 아닙니다”라며 “민주정부의 한계입니다”라고 규정했다.

천 의원은 “두 분 대통령도 퇴임 후에는 임기중 반복지세력의 눈치를 보느라 더 과감한 정책을 펴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는 말씀을 했습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우리가 추구해야 할 복지정치는 10년 민주정부의 정신은 계승해야 할 것이나 두 정부를 넘어서야 합니다”라며 “또한 개선이 아니라 전환을 도모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천 의원은 “세부적인 정책도 필요하지만 복지와 관련한 일종의 가치관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라며 “복지가 국가의 기본 임무라는 생각, 복지가 낭비가 아니라 투자라는 생각, 국가가 국민의 집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자리잡도록 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