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스포츠 감독, 외아들에게 피살

입력 2015-07-04 14:24
호주에서 유명 프로스포츠팀 감독이 아들에게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호주 최고 프로스포츠 중 하나인 호주풋볼리그(AFL) 소속 애들레이드 크로우스팀의 필 월시(55) 감독이 3일 오전 자택에서 흉기에 찔려 현장에서 숨졌다고 호주 언론들이 4일 보도했다.

부인도 다리 등을 다쳐 병원에 입원했으나 목숨이 위험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은 아들인 싸이(26)로 지목됐으며 사건 발생 직후 검거됐다.

경찰에 따르면 1남 1녀를 둔 월시 감독은 사건 전날 밤늦게 들어온 아들과 언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딸(22)은 미국을 방문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버지의 일을 따라 자주 이사를 다녀야 했던 아들 싸이는 SNS 등을 통해서 강철같은 의지를 갖춘 아버지를 닮을 수 없는 데 대한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었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싸이가 SNS에 올린 글을 보면 아버지는 매일 일찍 일어나 운동하고 술을 6개월 동안 한 모금도 마시지 않을 정도로 의지가 굳다. 또 주당 50시간 이상을 일에 빠져 지내며 일본어까지 공부하는 넘어설 수 없는 벽같은 존재였다.

월시 감독은 아들에게 분노를 폭발한 일이 있었는데 "풋볼밖에 모르시는 분"이라는 반박을 들고 충격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또 지난 4월 한 인터뷰에서는 '좋은 아빠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풋볼에만 매달려 사느라 아들과의 관계가 단절됐다고 털어놓고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이 최근에는 가족 모두와 서핑을 할 정도로 관계가 회복할 조짐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주변에서는 부자의 비극에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있다.

정석진 기자 js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