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증시 3700도 깨져…거품 붕괴 전주곡?

입력 2015-07-03 17:41 수정 2015-07-03 20:27
연합뉴스 제공

승승장구하던 중국 증시가 연일 폭락하면서 거품 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3일 하룻동안에만 6% 가까이 급락하는 등 ‘검은 금요일’을 연출했다. 5000포인트를 넘어섰던 지수가 3주 사이 3600선까지 주저앉았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날 225.85포인트(5.77%) 빠진 3686.92로 마감됐다. 상하이지수는 이번 주에만 12.07% 하락했다. 지난달 12일 기록한 연고점(5166.35)에 비해선 40.4%가 빠진 것이다. 선전 성분지수도 5.25%(678.13포인트) 폭락한 1만2246.06에 장을 마쳤다.

지난 3주간 줄어든 상하이 증시의 시가총액은 전날까지 2조8000억 달러(약 313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날 상하이 지수는 전날 중국 당국의 긴급 부양책에도 급락한 것이어서 투자자들의 심리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올해 들어 중국 증시는 기준금리 인하와 지급준비율 인하 등 잇따른 경기부양책과 당국의 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 기대감 등으로 강세 흐름을 탔다. 지난달 초 상하이 지수는 7년 5개월 만에 50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던 증시는 지난달 중반부터 급반전됐다. 고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하루 3% 이상 급락하는 날이 속출했다.

외신들도 중국 증시의 거품 가능성을 앞다퉈 보도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린치(BOAML)의 전 세계 펀드매니저 조사에서 응답자 10명 가운데 7명이 중국 증시가 거품이라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그리스와 푸에르토리코의 부채 위기가 최근 신문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지만 미국의 거물급 투자자들은 경계 대상 최상위 국가로 중국을 꼽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세계 최대 채권투자회사 핌코의 댄 이바신 최고투자책임자(CIO)도 “매일 전략 회의에서 중국을 꼼꼼히 살펴보고 있으며 중국은 위험성 면에서 주시해야 할 대상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채권왕으로 꼽히는 제프리 군드라흐는 “2014~2015년 상하이 증시가 1999~2000년 (거품 붕괴가 있었던) 나스닥처럼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는 15일 발표될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도 7%를 밑돌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 증시의 거품이 꺼지면 중국 경제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큰 혼란이 야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빚을 내 투자하거나, 부동산을 담보로 주식을 산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중국 수출 비중이 큰 우리나라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