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양병희 목사)은 3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프레스센터에서 ‘한반도화해평화통일포럼’을 개최하고 평화적 통일을 위한 교회와 사회의 역할을 고찰했다. 발제자들은 한국교회와 사회가 ‘사람과 사람이 통합되는’ 통일을 이루기 위해 인도주의적 지원과 갈등해소 등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미국과 중국이 국제 정치 무대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으며 한반도 주변 강대국들은 남북한 통일보다 현상유지를 선호하는 ‘원심력’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면서 “그걸 약화시키기 위해선 주변 강대국들에게 통일한국이 군사국가가 아닌 물류와 통상, 문화의 중심 국가가 될 것이라는 안정감을 심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 전 장관은 “통일은 국제외교로만 이뤄지는 게 아니라 통일을 열망하는 남북한의 ‘구심력’에 달려있다”면서 “남북한이 정말 통일을 원한다면 사람과 사람의 결합, 운명공동체로 함께 살아가기 위한 통합 기반이 반드시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독일 통일 과정에서 볼 수 있듯 서독 교회와 정부는 동독 주민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했다”며 “남북 통합 차원에서 구심력을 강화시키는 것은 ‘북한 주민들이 얼마만큼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만드느냐’에 있다. 통일을 위한 구심력을 강화시키기 위해 한국교회의 영적 지도력과 물질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평화통일기독인연대 상임대표 박종화 경동교회 목사도 서독 교회와 정부의 인내, 장기적 포석, 인도주의적 지원이 동독 사람들의 마음을 샀으며 통독의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박 목사는 “동독 정부는 반체제 인사들을 서독에 넘기고 수많은 돈을 벌었는데 심지어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반체제 인사들을 양산하거나 양산을 방조한 흔적까지 있다”면서 “돈으로 따지면 서독이 동독에게 퍼준 꼴이 됐지만 동독 주민들을 서독으로 기울어지게 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동독은 반체제 인사를 정략적으로 양산해 돈을 벌었지만 동독 내 체제비판이 그만큼 늘어나 결과적으로 흡수통일을 자청한 동독 주민들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성경 속 이념과 교조주의에 충실한 레위인이나 제사장처럼 북한 체제가 싫기 때문에 ‘골치 아프다’며 도피하지 말고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희생당한 동포의 사정이 가슴 아프다’며 선을 베푸는 신앙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황부기 통일부 차관은 주제강연에서 “5·24 대북 제재 조치가 취해지고 5년이 경과했음에도 여론조사를 해보면 5·24 조치 해제와 유지 여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면서 “이것은 우리 사회의 갈등이 남북문제로 심화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통일에 대한 남한 청소년의 무관심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어 우려스럽다”며 “탈북민들이 같이 더불어 잘 살고 남북문제로 인한 갈등의 골을 해소할 수 있도록 종교계가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한교연 광복 70년 통일 모색 위한 한반도화해평화통일포럼
입력 2015-07-03 1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