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레고 인기

입력 2015-07-03 16:27
유튜브 캡처

네 살배기 위안쯔는 중국 상하이 집에서 차로 30분이나 이동해 매주 토요일 레고 수업을 1시간씩 받는다. 한 시간에 130위안(약 2만3000원)이나 하지만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위안쯔의 부모는 돈이나 시간을 아까워 하지 않는다. 레고가 논리적인 사고와 창의력을 키워준다는 믿음 때문이다. 엄마 수전 진씨는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에서 레고나 장기, 그림 등 다양한 방과 후 수업이 있지만 레고 수업이 가장 빨리 마감된다”면서 “레고를 하기 위해서는 주말이라도 레고 교육센터를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일 “중국에서 레고가 큰 인기를 끌면서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획일적인 점수 위주의 교육 속에서 창의력에 목마른 부모가 많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레고의 언론 담당 로어 루드 트랑백은 “지난 2년 동안 중국 매출이 50% 이상 증가했다”며 “중국 사회가 최근 창의성을 강조하면서 더욱 인기가 높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리커창 총리는 창신(創新·창조 혁신)과 창업(創業) 전도사로 나서며 중국 사회에 창의력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레고 측은 중국에 수억명이 중산층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앞으로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때문에 지난 해 레고 중국 본사가 있는 상하이에서 100㎞ 떨어진 저장성 자싱시에 전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2017년 완공돼 가동에 들어가면 생산된 레고 제품은 중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한국 등 아시아 시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올해 말까지는 중국 전역에 80곳 이상의 레고 매장도 새로 문을 연다.

레고의 인기와 더불어 레고 수업 센터도 각광을 받고 있다. 레고 수업에 특화된 상하이 ‘VZ 국제창의력센터’는 2005년 처음 영업을 시작한 뒤 상하이에서만 20곳의 분점을 냈다. 마케팅 담당 자오천은 “아이들 교육에 신경을 쓰는 부모들이 늘어나면서 베이징과 광저우 등의 다른 대도시에도 레고 수업 기관들이 성업 중”이라고 전했다.

‘짝퉁’ 레고도 범람하고 있다. 좋은 줄을 알지만 선뜻 사기 힘든 가난한 부모들의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보통 250피스짜리 레고의 경우 정품은 169위안(약 3만원)인데 짝퉁은 45위안(약 8000원)에 불과하다. 한 완구 상점 점원은 “싸지만 비슷한 효과를 거둘 수 있어 찾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상점에서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이라고 전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